우리 사회는 최근 또다시 저축은행 퇴출로 인한 악몽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소문으로 떠돌던 일부 저축은행 퇴출이 단행된 것입니다. 지난해 그토록 컸던 저축은행퇴출로 인한 파장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는데, 정부당국과 저축은행들은 무엇을 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퇴출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예금자들 몫이 되었습니다.
지난주는 저축은행의 추가퇴출 소문이 전해지면서 사회가 뒤숭숭했고, 결국 4개의 저축은행이 퇴출되었습니다. 지난해 그토록 컸던 저축은행 퇴출에 대한 ‘사회적 학습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 충격적입니다. 정부와 해당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무슨 대책을 강구해 왔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의 퇴출된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부실의 소지가 있지만 시정조치를 유예한 은행들입니다. 일종의 유예기간을 준 것입니다. 당시에 정부당국이 유예기간을 준 결정도 의심스럽지만, 결국은 부실관리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SBS 8시뉴스는 3일 ‘저축은행 추가 퇴출압박, 수사의뢰’, ‘총자산규모 12조원, 예금자 불안’ 기사로 사안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4일 ‘예금인출 하루 종일 북새통’ ‘영업정지 늘어날수도’ 기사, 5일 ‘저축은행 회장 밀항시도, 체포’ ‘퇴출은행발표, 4곳 유력’ 기사, 6일 퇴출은행발표 기사들로 사안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SBS보도의 문제점으로는, 첫째, 사안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보도하고 있는 점입니다. 이른바 의혹증폭의 프레임입니다. 퇴출 저축은행들에 대한 정부당국의 결정이 임박해지면서 언론 나름의 추측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정부당국, 예금자 및 언론은 어느 정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나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발생하는 ‘의혹의 확산’인 것입니다.
둘째, 예금자의 불안 심리를 근간으로 한 ‘공포 확산’ 프레임으로 구성하고 있는 점입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정부당국의 부실관리의 책임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금자의 불안심리, 은행에서 우왕좌왕하는 예금자들, 은행창구에서 실랑이 하는 모습 등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어 사안의 본질이 뒤바뀔 우려가 있습니다.
셋째, 정부, 특히 금융당국에 대한 준열한 비판이 없고, 언론 자체의 감시기능소홀에 대한 자아성찰이 부족한 점입니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정부당국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언론 나름의 감시기능의 소홀함은 없었는지에 대해 반성이 있어야 했습니다. 지난해와 똑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으로서의 소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번 저축은행 퇴출은 우리의 은행 업무에 관한 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지난해에 그토록 큰 파장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효과적 대책을 강구하지 못한 정부의 대책부재와 관리소홀에 따른 예견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효율적으로 감시하지 못한 언론의 책무 역시 크다고 하겠습니다.
---
저축은행에 대한 정부의 부실관리논란이 있는 가운데, 우리 정치계에도 부실관리논란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선정과정에서 발생한 부정투표와 부실관리에 대한 논쟁입니다. 통진당의 진상조사위가 총체적 부정이 있었음을 자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진위여부와 이후대책에 대한 논란이 당 내부에서 증폭되고 있습니다.
지난주는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진상위원회가 통진당의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부정투표와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발표하여 국민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번 4.11 총선과정을 거쳐 13명의 국회의원을 확보하여 제3당으로서의 위용을 갖추게 되었으며, 진보진영의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기대했던 국민들을 실망시키게 되었습니다. 부정사례로는 동일한 인물이 여러 곳에서 투표했으며, 유령 인물들이 투표에 참여했고, 투표진행 상황을 소스코드를 통해 열람해보는 등 다양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이른바 전형적인 선거부정인 것입니다.
SBS 8시뉴스는 2일 ‘총체적 부정선거, 최대위기’ 기사로 이 사안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3일 ‘부정의혹 증폭, 대국민사과’, ‘지도부 사퇴 가닥, 비례대표 거취 충돌’ 기사, 4일 ‘비례1번 사퇴, 당내갈등 격화’, ‘분당위기론 대두, 검찰 본격수사’ 기사, 5일 ‘총사퇴 표결시도, 곳곳 충돌’ 기사 등으로 통진당의 내홍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SBS 보도의 아쉬운 점은, 첫째, 이 사안의 본질을 선거부정 사안에서 통진당 내부의 갈등 사안으로 전이시키고 있는 점입니다. 이번 사안은 본질적으로 ‘선거부정사안’입니다. 선거과정에서의 부정행위 및 부정투표는 공당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위는 물론이고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근원적 사안입니다. 이런 선거부정 사안으로 인식해야 하는데 점차적으로 내부갈등 사안으로 보도의 중점이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이번 사안에 대한 대책을 통진당내의 당권파 대 비당권파의 대립과 갈등의 대립구도로 프레임하고 있는 점입니다. 진상위원회 조사 자체에 대한 의혹제기, 책임론의 범위와 수준, 비례대표 거취 문제 등 모든 사안들을 ‘당권파 대 비당권파’의 파워게임으로 구도화 함으로써 사안 자체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파원게임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는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이러한 파워게임을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통진당을 대표하는 세 명의 인물들 사이의 갈등으로 프레임하고 있는 점입니다. 통진당의 공동대표인 이정희, 심상정 및 유시민 공동대표들의 발언들을 중심으로 보도함으로써, 통진당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이들 세 명의 정치인들이 벌이는 개인적인 파워게임 양상으로 변질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인물들을 중심으로 보도하는 방식은 국민들의 관심이나 흥미를 배가시킬 수는 있으나 자칫 사안의 본질을 왜곡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번 통진당의 비례대표 경선과정의 부정행위는 선거부정 사안임은 물론이고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안입니다. 더욱이 이정희 공동대표는 여론조작 파문으로 지역구 공천을 철회한 정치인입니다. 두 번에 걸쳐 발생한 통진당의 부정선거 사안은 우리정치의 후진성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으로서 언론의 선거부정감시의 강화가 요구되는 대목입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