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북한산에 참나무가 말라죽고 있습니다. 무서운 전염병인데다, 불치병이어서 걱정이 큽니다.
이경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참나무시듦병이라고 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참나무가 시드는 병인데요, 일단 이 병에 걸리게 되면 잎이 바짝 마르게 되고 색깔이 변하게 됩니다.
등산하시다가 왠 여름철에 단풍이 들었나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텐데, 이런 나무들이 바로 참나무시듦병에 걸린 나무들입니다.
화면 보시죠.
참나무시듦병은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이 참나무를 파고들어 해로운 곰팡이를 퍼뜨리는 전염병입니다.
이렇게 곰팡이가 퍼지면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나무 줄기의 수관이 막히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잎이 바짝 마르고 결국 영양실조로 죽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시듦병 때문게 고사한 나무 내부를 보면, 지금 보시는 가는 선이 나무좀이 파고 들어간 흔적입니다.
이렇게 좀이 파고 들어가서 곰팡이를 퍼트리는데, 이 곰팡이 때문에 밑동 대부분이 암갈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겉보기도 다른데요, 나무 줄기에는 좀이 파고 들어간 구멍들이 숭숭 나 있고, 바닥에는 나무좀이 구멍을 파다 떨어진 톱밥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할 지자체인 서울 강북구청은 시듦병에 때문에 걸린 나무를 구별하기 위해 빨간 테이프를 붙여 놨는데, 구청 공무원들은 이렇게 테이프를 붙이는 걸 '사형 선고'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이 병에 걸리면 고사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거죠.
<앵커>
저 나무를 다 베어내야한다니까 너무 아까운데요? 왜 이렇게까지 심각해진거죠?
<기자>
네,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래 최대 위기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참나무시듦병이 우리나라에 보고된 것은 2004년 경기도였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2006년 노원구에서도 보고가 있었는데, 그 땐 그 세가 이렇게 강하지는 않았습니다.
등산객들도 직접 피부로 느낄 정도인데요, 등산객들의 말 한번 들어보시죠.
[한애순/서울 제기동 : 아이고, 예전에는 나무가 굉장히 울창했고. 이 바짝마른 나무들은 없었는데 지금은 병들은게 많고 나무들이 보기에 바짝 마른게 많더라고요.]
수치를 보시죠.
북한산 나무의 70%가 참나무인데요, 이 참나무 가운데 시듦병에 걸린 나무가 58.5%에 달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산 전체 나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시듦병 환자인 셈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의 말입니다.
[최병기/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존과장 : 북한산 유사이래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이 참나무시듦병이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확산이 되는 것을 방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시듦병이 더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지난해 이상기후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당시에 장미가 무척 길었는데, 매개충인 나무좀이 습하고 더운 날씨를 좋아해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난 겨울, 동면에 잠시 들었다가 지금 다시 활발히 번식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산 나무의 절반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닌데 이게 뾰족한 대책이 또 없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입니다.
병을 낳게 하는 방법이 없으니 관할 지자체나 국립공원관리공단, 그리고 산림청까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겁니다.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방제작업 뿐입니다.
병에 걸린 나무를 베어 내고, 밑둥에 농약을 친 뒤 비닐로 밀봉을 시키는 작업들입니다.
이렇게 한 달 정도 놔둬 나무좀을 죽이는 방식인데요, 사실 이게 근본적인 대책이 또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북한산 나무의 절반 가까이가 시듦병에 걸렸다는데, 이걸 다 잘라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북한산은 민둥산이 될 겁니다.
그렇다고 그냥 놔두면 병은 더 빠르게 번질 테고요.
더구나 5월은 나무좀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우려의 목소리가 큰 이유인데요, 산림청과 관할 지자체는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등산로와 중점 관리 구역을 중심으로 방제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뾰족한 수가 없는 만큼 참나무를 소나무로 교체해야 한다는 장기적인 대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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