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영상토크] 은신처가 필요해

스위스 작가 샤퓌자형제의 나무작품이야기

전시장 안에 나무 조각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이 나무 조각들은 단단하게 설치된 미술 작품입니다. 건물 3층 높이의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그 속에는 미로 같은 통로와 작은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미로를 따라 꼭대기 까지 올라가면 작은 식탁이 놓여 있고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아늑한 공간이 연출됩니다. 다락방에 환호하는 아이처럼, 이 미술작품 안에 들어온 어른들이 동심으로 돌아갑니다. 탁자에 낙서도 하고 자신만의 공간에 친구를 초대하고.. 이 미술작품은 스위스의 청년작가 샤퓌자 형제가 만들었습니다.

[유형정/ 송은 아트스페이스 큐레이터 : 이 작품은 샤퓌자 브라더스의 레조넌스(공명Resonance)이라는 작품인데요. 작가는 세계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그 지역의 자연적 특성을 이용하고 그 공간을 변조하는 작가예요. 공간에 자기가 설치한 구조물을 통해서 관객과 작품이 공명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에서 자연을 주제로 전시에 참여하게 된 샤퓌자 형제는 남양주의 한 제재소에서 이 나무들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30그루의 소나무들은 허술해 보이지만 치밀하게 설계된 단단한 설치물입니다.

아이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놀기도 하는데요. 어른들도 그런 은신처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나무 향 가득한 좁은 통로와 방. 어른들의 놀이터가 된 미술작품은 우리 삶의 작은 은신처를 떠올리게 합니다.


공진구( jikk99@sbs.co.kr)
취재협조 - 송은아트스페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