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분노의 사인펜 칠…'고통의 기억' 아동 성폭력, 현주소는

초등생 3.5명당 1명꼴 성폭력 노출

<앵커>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저항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성범죄의 희생자가 되기 쉽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성폭력 범죄는 1.7배 늘어난 반면에, 아동 대상 성폭력은 2.5배나 증가한 것만 봐도 확인할 수 있죠?

지워지지 않는 낙인처럼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남기는 아동 성폭력 범죄의 현주소, 최고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형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짙은 사인펜으로 어지럽게 칠해져 있습니다.

어른을 향해 총을 겨누는 그림도 있습니다.

모두 성폭력을 당한 아이가 그린 것입니다.

[안동현/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순결을 잃어서 몸이 더럽혀졌다는 것을 인형으로 대신 표현하고, 자기를 더럽힌 가해자를 총으로 쏘고 싶다는 (마음을 그린 거죠).]

여성가족부가 형사정책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아동과 청소년 대상 성범죄 가운데 유죄 판결을 받은 건수가 2010년 기준으로 999건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00년 181건에서 5배 이상 급증한 것입니다.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피해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3000여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취학 전에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여성의 경우 13.9%나 됐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와서 성추행이나 성폭행 등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8.4%였습니다.

초등학생 3.5명당 한 명꼴로 최소한 한 번 이상 성폭력에 노출된 셈입니다.

[우경희/서울 해바라기 아동센터 부소장 : 1년에 한 600건 정도의 전화문의나 문의가 오고, 그 중에서 한 200~300건이 저희 센터를 방문해서 정신과 진료도 받고, 상담도 받고, 또 치료도 받고…]

어린 나이에 성폭력을 당하게 되면 불안감과 우울증에 빠지기 쉽고,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안동현/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자꾸만 애가 불안해하고, 말 못하니까 애들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그러면서 괜히 아이가 말은 못하면서 짜증내고…]

성범죄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대처법 교육이 필요합니다.

또 아이가 성폭력에 당한 것 같은 징후를 보일 경우, 즉시 전문 기관의 상담을 받을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이승희, 화면제공 : 대한의사협회)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