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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월 '건보료 폭탄' 알고 보니 그들은 피했다

[취재파일] 4월 '건보료 폭탄' 알고 보니 그들은 피했다
지난달 월급 받고 깜짝 놀라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이 나온 건강보험료 때문인데요, 이를 두고 '건보료 폭탄' 맞았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돕니다. '가정의 달' 5월에 자녀나 부모를 위한 지출이 많아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일반 직장인들에겐 더 가혹한 '폭탄'입니다.

그럼 4월엔 왜 이렇게 건보료가 많이 나오는 걸까요?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지난 해 소득 상승분이 4월 건보료 정산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원래 건보료는 기본급과 상여를 포함한 지난 해 소득을 기준으로, 전체 소득의 5.8%가 부과되고, 이 가운데 절반은 사업장이, 절반은 본인이 부담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지난 연말 보너스를 포함한 최종적인 소득 정보가 2월쯤 건보공단에 넘어와, 4월쯤 반영되는 거죠. 결국 지난 해 소득이 많이 늘어난 사람일수록 4월에 건보료를 더 많이 내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직장인들이 이렇게 '건보료 폭탄'을 맞는 동안 예외로 건보료를 조금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 같은 지방의원들입니다.

지방의원인 서울시의회 시의원의 세비(연봉)는 6천백만원.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입수한 서울시의회 의원의 4월 월급명세서를 보니, 납부한 건보료는 10만3천원에 불과했습니다. 비슷한 연봉을 받는 일반 직장인들은 같은 달 적게는 20여만원, 많게는 50여만원의 건보료를 냈는데요, 지난 달 말고 평소 납부액으로 봐도 시의원들은 훨씬 적은 건보료를 내고 있었습니다. 연봉 6천만원 정도인 직장인이 보통 한달에 내는 건보료가 14만원 정도니, 시의원들은 추가 정산분을 빼고도 30% 정도 적게 내는 셈이지요.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회의원들이 1년에 받는 세비는 1억 3천8백만원, 월 1천백49만원 정돕니다. 이 정도 연봉이면 일반 직장인들은 월 40만원 정도의 건보료를 내게 되죠. 전체 소득 5.8%의 절반을 부담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24만원 밖에 내지 않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적게 내는 걸까요? 그건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들의 세비에 '의정활동비'라는 명목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의원은 매달 받는 세비 509만원 가운데 150만원이 의정활동비 명목으로 주어지고, 국회의원은 월 세비 1천백49만원 가운데 317만원 정도가 의정활동비입니다. 그런데 이 '의정활동비'가 다른 소득과 달리 '비과세'입니다. '자료수집, 연구와 보조활동에 소요되는 비용 보전'을 위한 것으로, 이에 대해선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고 각각 국회법과 지방자치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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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 같은 기초의원들도 역시 같은 혜택을 받고 있었습니다. 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구의원은 연 3천만원 정도의 세비를 받는데 이 가운데 1,320만원을 '의정활동비' 명목으로 받아, 역시 일반 직장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건보료를 내고 있었습니다.

어떠신가요? 직장인 월급처럼 똑같이 매달 통장으로 입금되지만, 다른 명목으로 받았다는 이유로 건보료를 적게 내는 의원들. 이들에 대한 혜택(?)이 납득이 가시나요?

일반 직장인들만 '투명지갑'처럼 납부할 돈 다 내고 있는 현실이 불합리한 걸까요? 아니면 구를 위해, 시를 위해,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직자인만큼 의원들에겐 이 정도의 혜택은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걸까요? 판단은 여러분께 직접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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