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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시끄럽다" 모텔 항의에 폐교 위기

<앵커>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대안학교가 폐교 위기에 몰렸습니다. 학부모들 말은 학교 건너편에 있는 모텔에서 아이들이 너무 시끄럽다고 민원을 냈기 문제가 악화되었다는 건데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혜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파주자유학교.

지난해 설립된 미인가 대안학교입니다.

초등과정부터 고등과정까지 학생 68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초 학교 바로 옆에 있는 모텔에서 민원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모텔 측은 바로 길 건너편에 학교가 들어선 이후, 시끄럽다는 고객들의 환불 요구가 잇따르자 시 교육청에 조치를 취해달라고 항의전화를 했습니다.

모텔 측은 낮 시간에 학생들이 운동이나 음악을 하면서 만들어내는 소음 때문에 손님들이 왔다가 그냥 돌아간다고 항의했습니다.

모텔의 특성상 낮 시간대 매출 손실이 너무 크다는 주장입니다.

모텔의 민원이 접수된 지 며칠 뒤, 교육청 공문이 대안학교로 날아왔습니다.

교육청 설립인가를 안 받은 미인가 시설인 만큼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입니다.

학교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면 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학교와 학부모들은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교육청이 학교시설 인가를 내줄지 말지 평가조차 하지 않고, 모텔 측 민원에 휩쓸려 무턱대고 폐쇄부터 하려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이호균/파주자유학교 이사장 : 민원이 생겨서 시끄럽다, 골치 아프다 이런 관점의 태도로 접근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보다 먼저 들어선 모텔 측도 할 말이 많습니다.

[모텔 관계자 : 법이라는 테두리가 있기 때문에 그분들(교육청)도 행정절차를 밟는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에요. 차라리 (중간에) 펜스라도 설치하든지, 내가 (학교에)그런 얘기까지 했어요.]

주민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가운데, 교육청은 지난달 26일 사실상 시설폐쇄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과적으로 모텔 쪽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교육청 관계자 : (인가를 위한) 일련의 절차들을 전혀 이행을 안 하시는 거예요. 본인들이 공문을 보내주셔 놓고 전혀 저희한테는 액션이 없는 거죠. 교육청이 불법을 계속 방조할 수는 없는 상황이잖아요.]

학교 측과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시설 폐쇄를 강행할 경우 행정소송으로 맞서겠다고 나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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