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미국산 나무젓가락을 수출하겠다는 과감한 발상으로 전세계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한인 소유 젓가락 공장이 가동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일각에서는 한인 사장이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기발한 방식의 `언론 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초대형 부동산ㆍ금융 사기와 호스트바 종업원 피살, 사우나 일가족 총기살해 등 최근 들어 각종 악재로 바람 잘 날 없는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또다시 깊은 충격에 휩싸였다.
2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중부 아메리커스 시에 따르면 한인 이모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조지아 찹스틱스'가 지난달 19일 비클리 카운티 법원의 명령으로 폐쇄됐다.
`아메리커스 타임스 리코더' 등 지역 언론은 법원의 이번 조치는 조지아 찹스틱스에 130만 달러를 투자한 `탑 홀딩 매니지먼트 그룹'의 요청으로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탑 홀딩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조지아 찹스틱스에 공장 건물 매입 비용으로 130만달러를 빌려줬다"면서 "이와 관련해 이씨로부터 134만달러짜리 수표를 받았으나 잔고 부족으로 부도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탑 홀딩의 데비 레슬리 대표는 "부도수표에 대해 항의하자 이씨는 다시 수표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받은 게 없다"고 말한 것으로 한인동포 언론인 `애틀랜타 중앙'이 보도했다.
레슬리 대표는 피해 사실을 아메리커스 시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검찰에 이씨에 대한 기소와 출국금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슬리 대표는 "다른 사람들도 이씨에게 같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이씨가 외국으로 도피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인 젓가락 공장이 투자사기 의혹에 휘말리자, 이 공장 유치와 홍보에 열을 올렸던 아메리커스 시측은 성명을 내고 "지난해 10월 조지아 찹스틱스에 20만달러를 융자할 것을 결정했지만 사업기준에 맞지 않아 지난 3월 융자 취소를 통보했다"고 밝히는 등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애틀랜타 지역 한인 매체인 `뉴스앤포스트'는 조지아 찹스틱스가 일자리 창출을 조건으로 지방 정부로부터 방대한 공장부지 무상임대와 2년간 직원 급여의 75% 지급 약속과 함께 600만달러를 지원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조지아 찹스틱스는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에 유통되고 있는 나무젓가락이 대부분 중국산인 현실 속에서 "미국 나무로 젓가락을 만들어 싼 값에 중국에 팔겠다"는 역발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씨의 젓가락 공장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식물 상태에 빠진 미국 제조업 부흥과 실업 해소의 모범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애국심을 자극하는 미국 언론들의 기대 섞인 보도도 공장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이씨의 공장은 지난해 7월 폭스뉴스를 시작으로 CNN과 NBC,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에 이어 영국 BBC, 중국 CCTV, 아랍권 방송인 알 자지라에 소개됐으며 한국도 일부 지상파 방송이 보도해 유명세를 탔다.
40대 중반인 이씨는 10대 때 미국에 건너온 한인 1.5세로 애틀랜타 한인 병원과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이 씨의 한 지인은 "아이디어가 매우 풍부한 사람인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 씨는 현지 언론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애틀랜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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