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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폭동' 벌써 20년…이젠 갈등 넘어 친구로

<앵커>

내일(29일)이면 미국 LA 흑인 폭동이 일어난 지 20년이 됩니다. 당시 큰 피해를 봤던 한인들과 가해자였던 흑인들은 세월이 지난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로스앤젤레스, 김명진 특파원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에서 운전자가 끌려나가고 약탈당하는 상점들.

로드니킹을 구타한 백인 경찰관들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흑인들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54명 사망에 재산피해액 10억 달러.

흑백 갈등이었지만, 피해의 절반은 고스란히 한인들 몫이었습니다.

[허 종/폭동 당시 주류판매점 운영 : 한인타운 쪽으로 번지면서 멀쩡한 가게에 들어와서 다 부시고 가져가고.]

그로부터 20년. 잿더미가 됐던 상가 자리엔 새 상가가 세워졌고, 한인 상인들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흑인 거주지역에서 가장 큰 이곳 상가의 80%는 주인이 한인들입니다.

시가 100만 달러가 넘는 이곳 상점 주인의 상당수는 폭동 당시 총을 들고 상가를 지켰던 10대 청년들이었습니다.

죽도록 일만 해온 우리에게 무슨 잘못이 있느냐며 원망했던 마음은 이제 가난한 흑인 사회에 대한 연민과 배려로 바뀌었습니다.

[강종민/폭동 당시 청년단원 : 행사가 있을 적에 저희들도 같이 참여하고, 또 어떤 때는 기부도 하고, 장학금도 조금 주고….]

한인들이 자신을 얕보고 착취한다고 생각했던 흑인 사회의 오해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로렌스 톨리버 : 더 이상 한인들이 흑인 돈을 벌어가기만 하고 기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관계가 좋아졌습니다.]

LA 폭동 20년.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한 고난의 시기였지만, 하나됨과 나눔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세월이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임문빈, 자료제공 : 데이비드 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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