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에서 5월초, 골퍼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골프코스의 초록이 깊어가면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고, 기온도 높거나 낮지 않고 딱 적당한 때니까요. 다만 어릴때만 해도 봄, 가을이 꽤 길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기후변화로 인해 골퍼들에게 가장 좋은 시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골프 모임이 가장 많고, 지인들과 라운드를 나가는 횟수도 다른 계절에 비해 꽤 많은 것이 사실인데요, 하지만 대자연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움도 그날의 컨디션이나 코스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흔히 ‘핸디 귀신이 나온다’는 홀이 어느 골프장에나 있게 마련인데, 대부분 코스 레이팅이나 슬로프 레이팅에 따라 정해진 핸디캡이 높은 홀에는 대낮에도 귀신들이 출몰하는 것을 거의 매번 경험하니까 말이죠.
흔히 코스에서 어려운 홀을 이야기할 때 ‘난이도가 높은 홀’이라는 표현들을 하시는데요,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난이도(難易度)’란, 말 그대로 ‘어렵고 쉬운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고 하면 어려운 정도가 높다는 것인지, 쉬운 정도가 높다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법상에도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이럴 때는 ‘난이도로 볼 때 어려운 홀에 속합니다’ 혹은 해당 코스의 코스 레이팅(Course Rating)이나 슬로프 레이팅(Slope Rating)을 참고해 ‘전체 홀 가운데 2번째로 어려운 홀입니다/쉬운 홀입니다’ 정도의 표현이 적절합니다.
각 코스의 스코어카드를 보면 홀 마다 핸디캡(Handicap)이 산정되어 있는데요, 이를 참고해 ‘핸디캡 1인 홀입니다’라는 표현도 가능하지요.
골프코스 설계에 있어 홀 난이도의 적절한 분배도 좋은 코스와 그렇지 않은 코스를 구분하는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출발은 편안하게 할 수 있지만 홀을 거듭할수록 전략이 필요하도록하는, 쉬운 홀과 어려운 홀이 번갈아 배치되어 게임 내에서 긴장과 이완을 번갈아 경험할 수 있는 홀 배치가 중요하죠. 뿐만아니라 파3, 파4, 파5 홀을 적절히 배치해야만 약 4시간 30분 정도의 라운드 시간이 즐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코스설계자의 의도도 플레이어의 컨디션이나 기량이 따라주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코스에서 핸디캡 1인 홀을 플레이하고 나면 왜 그 홀이 핸디캡 1로 설정되었는지 수긍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앗... 오랜만에 느껴보는 싸늘한 분위기... 네네~ 저만 그렇습죠^^;)
본격적인 골프시즌에 접어드는 요즘, 라운드를 하면서 가끔씩은 해당 코스의 전체적인 홀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고, 핸디캡 설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코스설계자는 의도는 무엇이었을지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그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실력을 먼저 키워볼까 합니다만...^^;;
글/ 임한섭 SBS골프 캐스터
SBS골프 임한섭 캐스터는 골프언어, 경기 및 골프에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힐링 골프]라는 코너를 통해 골프마니아들의 바른 골프 언어 습관과 문화를 제안합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향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