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부분적으로 시행되다 보니 재래시장 등 동네 상권이 '대형마트 강제 휴무'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많은 경우 대형마트에는 자가용을 가지고 가는데, 자기네 자치구에 있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았다면, 강제 휴무일을 시행하지 않는 바로 옆 자치구에 있는 대형마트로 가면 되는 거니까요. 자신의 주거지가 다른 자치구와 인접해 있다면 그럴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겁니다.
실제로 지난 일요일 강제 휴무일이 시행된 구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장을 보러 다른 자치구 내에 있는 대형마트로 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습니다. 또, 강제 휴무일이 시행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이마트 가든파이브점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김포공항점, 그리고 강원도 강릉의 홈플러스 강릉점은 대형마트가 아닌 '쇼핑센터' 등으로 등록되어 있어서 강제 휴무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마트 가든파이브점은 송파구 조례로 문을 닫은 롯데마트 송파점과는 1.5킬로미터, 롯데마트 김포공항점은 역시 강서구 조례로 문을 닫은 이마트 공항점과 불과 5백 미터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형마트에서의 구매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재래시장이 아닌 인접한 곳에 있는 대형마트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요?
그런데 많은 언론들은 강제 휴무일제도가 영세 상인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마치 이 제도가 '유명무실'한 것 처럼 썼습니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온당치 않습니다. 전국적 규모로 시행되지 않아서 충분한 대체 대형마트가 있는 상황에서 '강제 휴무일 제도의 효과가 없다'고 쓰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모든 대형마트가 휴무를 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휴무일 전날에 물건을 구매하거나 해서 영세 상인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없다면 '효과가 없다'는 평가가 온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강제 휴무일 제도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동네 상권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시행됐습니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날에는 소비자들의 구매를 재래시장과 동네 슈퍼 등으로 유인해 영세 상인들도 같이 살자는 '상생'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입법 취지 달성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불완전한 상황에서 제도 자체의 성패를 논하는 것은 성급한 결론입니다. 그런 평가는 정치적일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주 일요일의 대형마트에 대한 부분적 강제 휴무시행이 효과가 없었다는 부분은 다른 쪽으로 비판의 화살이 겨눠졌어야 합니다. '쇼핑센터' 등으로 제외되는 대형마트를 입법 과정에서 왜 제대로 살펴보지 못 했는지, 왜 그렇게 해서 '형평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는지 살펴봤어야 합니다. 대형마트의 강제 휴무일을 인접한 재래시장의 휴무일과 같게 지정한 탁상행정에 대해서 지적했어야 합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동네 상권 특히 지방 동네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하나로마트가 규제에서 제외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도 살펴봤어야 합니다.
지난 주 일요일에 시행된 전국적 규모의 부분적 강제 휴무제도는 영세 상인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위한 기본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이 실패한 제도라고 논하는 것, 그리고 아이가 아픈데 대형마트의 휴점으로 대형마트에 있는 병원도 문을 닫아서 고생했다는 식의 지극히 예외적인고 선정적인 사례로 강제 휴무제도의 성패를 이야기하는 것은 편파적입니다. 강제 휴무일 제도가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피해는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그것의 성패를 논하는 성급함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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