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웬 젊은 여자가 아버지뻘되는 남성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했다.' 이런 설명과 함께 인터넷 뜬 사진 한장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사진속 여성은 곧 무례한 젊은이가 됐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좀 달랐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머니에 손을 넣은 젊은 여성 승객.
그 앞에 무릎 꿇은 버스회사 직원.
이 사진 아래엔 짧은 설명이 달렸습니다.
지난 14일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가 고장나 갓길에 3시간 가까이 멈춰서자, 한 여성 승객이 사과를 요구하며 버스회사 직원의 무릎을 꿇렸다는 내용입니다.
사진은 빠르게 퍼졌습니다.
일부러 고장 낸 것도 아닌데 버스회사 직원에게 너무 심하게 대했다는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오늘(19일) 당시 버스에 탔던 다른 승객이 사건의 전말을 밝힌다는 새로운 글을 올렸습니다.
승객들이 3시간이나 갓길에 서 있다 서울에 새벽에 도착했지만 버스회사측이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단 겁니다.
환불과 교통비 만 원을 지불하겠다는 회사측과, 사과부터 제대로 하라는 승객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분노가 치민 이 여성이 현장에 있던 버스 영업소장에게 제대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옆에 있던 영업 직원이 갑자기 무릎 꿇고 대신 사과했단 겁니다.
[글 게시자 : 당시 상황은 거기(게시한 글)에 다 설명돼 있거든요. (여자 분이 일방적으로 무릎을 꿇린다는 데요?) 아니에요.]
회사 측도 사진 속 여성이 무릎을 꿇으라고 직접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영업소장 : 어떤 승객이 진실성이 안 느껴진다(고 했어요.) 그때는 거의 90도로 사과했습니다. 자기(영업직원)는 그렇게 해서 (무릎을 꿇어서) 마무리 지으려고 한 거죠.]
결국 '버스 무릎녀' 역시 사진 한 장이 만든 해프닝으로 정리됐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전후 사정을 확인하기 전에 마녀사냥식 비난이나 신상털기를 하지 말자는 이성적인 누리꾼이 많았단 점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