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등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는 단순 범죄집단이 강력한 무장세력으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서방의 군ㆍ정보 당국자들은 이번 공세의 배후인 `하카니 탈레반'이 조직폭력배에서 아프간의 핵심 무장그룹으로 변신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특히 동시다발 공격의 규모와 정교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테러발생 직후 아프간 보안군이 보여준 대응 역량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이번 공격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사적으로는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카르자이는 16일 이번 사건은 아프간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정보전에서 참담하게 실패하고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당일 아프간에서는 오후 1시45분을 전후해 7곳이 공격을 받았으며 수십명의 테러범들은 이를 위해 몇 백 마일을 이동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서방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이 2가지 측면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고 지적한다.
하나는 이제 무장세력이 과거처럼 몇 달 만에 한번씩이 아니라 `수시로' 그런 대담한 공격을 가할 역량을 갖게 됐느냐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다국적군의 철수로 정보 역량이 크게 떨어질 2014년 이후에도 아프간이 과연 이러한 수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겠느냐에 관한 것이다.
조지 부시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위원회의 아프간 국장을 역임한 존 우드 미 국방대학의 조교수는 "정보 수집이나 수집된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카니 텔레반은 과거 아프간 국경지대에서 밀수에 주력했던 범죄단체였으나 최근 몇년 간은 다국적군에 대한 대대적인 테러 공격을 주도하면서 악명을 떨쳤다.
15일에는 아프간에서 가장 치안상태가 좋은 수도 카불을 몇시간 동안 마비시키는 것 이상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이번 사례는 아프간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분파그룹이 연대해 정통 탈레반 조직에만 집중하는 정보당국의 안테나에 걸려들지 않고 대규모 테러를 기획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미 정보당국은 파키스탄 정보부가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하카니 네트워크를 아프간의 혼란을 위해 비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는 하카니 측이 파키스탄 탈레반과의 연대를 통해 양국 접경지대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엉뚱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인식이다.
아프간은 하카니가 파키스탄에 은신해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사건에도 파키스탄 정부가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번 테러가 파키스탄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하카니 네트워크가 개입했다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과거의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파키스탄 정부를 의심할 단서가 아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는 15일 카불과 인근 3개주(州)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공격을 17시간 만에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36명을 사살했지만 8명의 보안군과 3명의 민간인도 희생됐다.
(뉴욕=연합뉴스)
NYT "아프간 조폭, 핵심 무장단체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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