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분방한 상상력과 분명한 상업적 목표로 이름을 떨치는 할리우드 영화와 검열이 심하기로 유명한 중국 당국이 손을 잡았다.
이들이 과연 서로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와 할리우드 영화업체가 합작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할리우드 영화사는 급성장하는 해외시장을 잡기 위해 중국을 선택했고 중국은 엄청난 자본으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내는 할리우드 영화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한다.
하지만 걸림돌도 만만찮다.
중국의 악명높은 검열은 영화 분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 데이비드 프란조니는 역사적 사건을 영화로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는 작년에 중국의 국영 영화제작사와 시나리오 집필 계약을 맺었다.
8세기 중국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3천만 달러짜리 드라마 대작이다.
프란조니는 이 왕조를 조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황제에 반역을 일으키는 한 장군을 내세우려했다.
하지만 검열이 문제였다.
중국 당국은 이 장군이 영웅이라기 보다는 황제를 배반한 외부의 침입자에 불과하므로 주인공으로 써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중국측 제작업체도 이 장군에 동정적인 시각으로 각본을 쓰지말고 황제와 그 동조세력에 초점을 맞춰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프란조니는 각본을 다시 써야했다.
16일에는 미국의 월트 디즈니가 중국 최대 미디어기업인 DM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중국에서 '아이언맨3'를 공동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미국내 대형 제작사들도 중국 업체와 공동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프란조니의 사례처럼 중국과의 합작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WSJ은 지적했다.
중국은 해외 영화 제작사들을 유혹하는 큰 시장이기는 하지만 중국 정부는 영화 제작에 누가 참여하는지, 또 영화가 무엇을 담을지 등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언맨3'를 만드는 단 민츠 DMG사 회장은 중국 정부 담당자가 이 영화 시나리오를 읽어봤는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다만 중국 당국과 충분히 논의했으며 그 결과 뭔가 창의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아이언맨3'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이번 합작이 중국 영화의 질을 발전시키는 중대한 임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인인 민츠 회장은 수년간 중국에서 영화제작을 해왔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영화를 만들때 오직 관객들만 생각하면 되지만 중국에서는 정부와 관객을 다 잘 다룰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적과의 동침? 중국이 할리우드를 만났을 때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