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받은 뒤 2년 내 실직 환자가 '절반'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dongcharn@sbs.co.kr

작성 2012.04.17 21:20 수정 2012.04.17 21:4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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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1년에 개정된 우리나라 공무원 신체검사 불합격 판정기준의 첫머리에 이런 내용이 쓰여있습니다. "병의 증세 또는 경과가 좋지 않은 악성종양". 암이 불합격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암 진단을 받은 환자중 53%가 2년 이내에 직장을 잃었습니다. 2년 내 다시 취업한 경우는 열 명 중 두 명꼴에 불과합니다. 유럽의 경우 암환자 재취업률이 63%인 것에 비하면. 우리 사회가 암환자에 대해 두터운 사회적 장벽을 쌓고 있는 겁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어린이집 교사였던 이 여성은 지난 해 암 진단을 받은 뒤 한 달도 안돼 직장을 잃었습니다.

[암환자 보호자 : 조금 벌어놨던 돈과 형제들이 조금씩 보태서… (병원비를 충당합니다.)]

직장을 잃은 암 환자 가운데 87%는 암 진단을 받은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실직한 것으로 조사 됐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이 환자 상태와 상관없이 암에 걸리면 무조건 직장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고졸 암환자가 대졸 암환자보다 실직률이 2배 가까이 높았고, 직업별로는 육체 노동자가 사무직보다 2.4배나 높았습니다.

갑작스런 실직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치료비입니다.

암 환자의 경우 국가가 진료비의 95%를 지원하고 있지만 간병비에 비급여 치료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치료비의 70%만 국가가 부담하는 셈입니다.

암보험이 유일한 대안이지만 가입하려면 암 진단을 받은 뒤 5년이 지나야 비로소 심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회사 과장 : 선별적으로 심사는 하고 있는데 매우 적극적으로 한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말기 암 환자의 통증 관리도 시급한 문제입니다.

[암환자 :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아이 낳았을 때보다 10배 정도는 더 아팠다고 생각해요.]

[허대석/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 통증이 어떤 한계치를 넘어서면 시간이라는 게 의미가 없습니다.고통받는 시간을 연장하는 건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거죠.]

우리나라 말기 암 환자의 통증 관리 지표는 유럽의 1/10로 우간다와 같은 수준입니다.

암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보다 면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