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말 파문' 영향력 > '민간인 사찰' 영향력
먼저, 이번 4.11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10가지를 불러주고, '투표를 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슈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1위는 '지역 발전/지역 공약'(18.0%)이었고, 이어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이 17.2%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민간인 사찰과 권력 비리'는 14.5%로 세번째였습니다. '막말 파문'의 영향력이 '민간인 사찰'의 영향력보다 컸던 것입니다. 참고로 이번 조사에 응한 패널 가운데 새누리당 후보를 찍은 사람은 42.8%, 민주통합당 후보에 투표한 사람은 42.3%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한미 FTA | 재벌 개혁 |
지역 발전/
지역 공약 |
민간인 사찰과
권력 비리 |
야권통합 | 북한의 안보 위협 | 경제성장 | 복지 이슈 |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 | 문대성 후보 논문 표절 |
모름/
무응답 |
8.3 | 3.7 | 18.0 | 14.5 | 7.2 | 7.2 | 12.1 | 8.3 | 17.2 | 1.4 | 2.1 |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그 이유를 '쉬운 이슈'와 '어려운 이슈'에서 찾았습니다. '민간인 사찰' 사건의 경우 '사찰이냐 감찰이냐'와 같은 여러 논란이 이어지면서 어떤 게 잘못된 것인지 판단이 어려웠던 데 반해, '막말 파문'은 판단이 쉬운 이슈여서 선거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 선거 직전 불거진 것도 원인
'막말 파문'이 선거전 막바지에 불거진 것도 영향력을 키운 한 원인이 됐습니다.
패널들에게 '지지 후보를 언제 결정했는지' 물었습니다. 투표 당일에 결정했다는 응답이 10.9%, 투표 2~3일 전 27.4%, 투표 1주일 전 22.5%로, 60.8%가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이 불거진 시점과 비슷합니다.
투표 당일 | 투표 2~3일 전 | 1주일 전 | 2주일 전 | 한 달 전 | 한 달 이상 전 | 모름/무응답 |
10.9 | 27.4 | 22.5 | 12.7 | 7.9 | 18.3 | 0.3 |
반면 야권이 선거 막바지에 올인하다시피한 '민간인 사찰 파문'의 경우, 선거 앞둔 일주일 동안 큰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투표할 때 민간인 사찰 파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여론은 1차 조사 때(3월 30일~4월 1일) 13.3%에서 2차 조사(4월 12일~15일) 14.5%로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민간인 사찰 파문'이 선거 일주일 이상 전, 다시 말해 '막말 파문'보다 더 일찍 터져나왔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참고로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은 1차 조사와 2차 조사 사이에 불거졌기 때문에 1차 조사에서는 설문 문항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 민주통합당 지지자 22.3% 이탈
'막말 파문'의 영향이 컸다는 것은 '양당 지지자의 이탈 비교'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1차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의 85.9%가 실제 새누리당에 투표하고 14.1%가 이탈한 반면, 민주통합당 지지자의 경우 77.7%가 민주통합당 지지를 유지하고 22.3%는 이탈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했던 사람 중 다른 당 후보 찍은 사람의 비율 |
민주통합당 지지했던 사람 중 다른 당 후보 찍은 사람의 비율 |
14.1% | 22.3% |
새누리당의 승리 요인을 묻는 질문에서도 '박근혜 위원장이 잘해서'라는 응답(27.5%)보다 '야당이 잘못해서'라는 응답(38.2%)이 더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1차 조사에서 중요한 이슈로 꼽힌 '경제 성장', '복지 문제'와 같은 이슈가 '막말 파문'으로 약화됐고, 나아가 '막말 파문'이 '민간인 사찰 파문'의 확산을 막았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선거 직전 '정권 심판론'이 약해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