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민생 비상은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이상형' 찾기나선 새누리당

[취재파일] "민생 비상은 끝나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당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아침 총선 뒤 첫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당의 비상상황은 끝났지만, 민생의 비상상황은 끝나지 않았다"며 새누리당 구성원들을 긴장시켰습니다.

박근혜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라는 '비상시'를 끝내고 '정상화'를 하겠다고 4.11 총선 바로 다음 날 예고했습니다. 그러자 당내 상황은 살짝 한가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한가하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전당대회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당 대표를 추대하는 게 낫다 아니다, 중앙당 폐지 등 정당구조 개혁도 해야한다는 얘기, 대선 캠프를 어떻게 꾸리자는 얘기 등 등. 총선 기간 내내 그렇게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고 민생만 챙기겠다고 해 놓고선, 급한 불을 끄고 나니, 새누리당이 좀 살만 하니, 다시 정치 얘기 뿐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17일 비대위 첫 회의에서 박 위원장의 '민생 비상은 끝나지 않았다'는 말은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새누리당은 오늘로부터  한 달 안에 전당대회를 마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5월 16일 이전입니다. 그래야 당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을 정할 수 있고, 당직이 정리되어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국회 상황을 주도할 원내지도부를 꾸릴 수 있습니다. 그래야 5월 30일부터 시작되는 19대 국회를 맞이하면서 새누리당의 전열이 정비될 수 있습니다.

우리 국회는 새로 원 구성이 될 때마다, 어느 당이 어느 위원회 위원장을 맡을지를 놓고 원구성 협상을 한다며 몇 달을 보내기도 하고, 또 첫 본회의를 어떤 안건을 가지고 언제 여느냐를 가지고 국회 일정을 협상한다면서 또 몇 주를 보내기도 합니다. 여태까지 행태와 같다면, 19대 국회는 6월 한 달은 그냥 여야 줄다리기만 하다 끝날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만약에 이렇게 된다면, 그래도 달라지라고 한 명 한 명 뽑은 우리 국민들은 실망할 일 밖에 남지 않은 셈입니다. 이번에는 그래선 안 된다는 절박함을 여야 모두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실천에 옮겼으면 좋겠습니다.

당 대표 '이상형'을 찾아서...

새누리당은 새로 선출될 당 대표의 역할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습니다.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부상하고 있는 당대표의 역할은 '30-40대 수도권 공략'입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서 총선을 이끌어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수도권 유권자들에게는 호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겁니다. 따라서 젊고, 수도권 민심을 아는 당 대표가 나타나 지지층을 넓혀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 한 부류에서는 리더십이 있는 경륜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당의 중심을 잡고 지지층을 결속시킬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한 축에서는 당 대표는 화합형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청와대와 박근혜 위원장과의 가교 역할도 하면서 계파 화합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겁니다. 민생을 챙기고 야당과 싸우는 역할을 원내대표에게 맡기고, 당 대표는 포용의 리더십으로 가자는 겁니다.

당내 대선 경선을 관리해야할 막중한 책임이 있기에 '신망있는' 사람이 필수요건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최근 박근혜 위원장이 대세론을 다시한번 확인시키면서 조금 수그러들긴 했지만 당연히 중요한 필요조건입니다.

그런데 이 네 가지 부류에 대해 후보군은 각각입니다.  그 것이 문제입니다. 적어도 이 네가지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인물을 새누리당 사람들은 원합니다. 그런데 두 가지 이상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

참신하다 싶으면 리더십이 불안하고, 경륜이 있으면 참신하지 않고... 생각해보면, 거의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겠습니까? 단,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만 그런 것도 아니겠지요.

그래서 참신한 사람이 당 대표를 맡고 리더십 있는 사람이 원내대표를 맡고, 경륜이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을 맡는다거나, 강한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당 대표를 하고, 원만한 사람이 원내대표를 맡고, 친박계가 아닌 사람이 국회의원을 맡는다거나 하는 역할 분담론이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 논의가 무르익으면 다음주 초에는 전당대회 출마 결심들을 하겠지요. 그런데 현실정치에서 이런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고는 해도, 현재 새누리당 분위기는 너무 그렇게 짜여 돌아갈 것 같아서 '실망 준비 중'입니다. 공론으로 모아지는 짜여진 판이라면 그래도 괜찮을텐데, 지금 분위기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의중을 살피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을 이렇게 만들겠다고 외치며 나서는 사람이 박근혜 비대위원장 말고도 여러 명이 더 있어야 건강한 정당 아니겠습니까? 총선 결과로 갖게된 새누리당의 상대적 '안정'이 생산적 논의를 가로막는 쪽으로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