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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체류자 판친다"…도 넘은 외국인 혐오증

<앵커>

미국인과 결혼해서 이민 간 우리 여성이 상원의원에 당선됐는데, 미국 사람들이 저 여자 때문에 불법체류자 늘어날 거라고 터무니 없는 욕을 하고 다니면 어떻겠습니까? 이주민으로는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이자스민 당선자가 요즘 겪고있는 일입니다.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완득이' : 김치는 없어요? 매일 이렇게 먹어요?]

영화 '완득이'를 통해 다문화 가정의 애환을 세상에 알린 이자스민 씨.

필리핀 출신으로 한국인과 결혼 후 귀화해 17년 동안 한국인으로 살아왔습니다.

[이자스민/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지난해 11월 : 다문화 가정들도 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구성원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이 씨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되자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차가운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자스민 씨의 당선으로 불법 체류자가 판치게 되고, 매매혼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인종차별적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이 씨가 '불법 체류자 무료 의료지원', '다문화 가정 고향 귀국비 지급'을 선거공약을 내세웠다는 식의 근거 없는 내용도 떠돌았습니다.

당사자인 이 씨는 입을 다물었지만 네티즌들의 논쟁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정치적 입장과 자질에 대한 비판은 필요한 것이지만 인종차별주의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합니다.

[류석춘/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 외국인이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거겠죠. 이자스민 같은 사람도 국회의원이 되면은 우리 다같이 국회의원 되야 되는데 왜 이자스민만 되었느냐.]

이주 외국인 140만 명 시대.

사회는 바뀌었지만 인식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오경석/한양대 사회학과 교수 : 사회동질화뿐만이 아니고 사회다원화, 문화 다양성의 수용과 감수성의 재고 이런 것도 굉장히 중요한 선진국으로 가는 동력이 될수 있다.]

외국에 나가 차별 당하는 건 못 참으면서도 정작 함께 사는 외국인은 차별하지 않는지 곱씹어 볼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김호진,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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