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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이 선거 현수막, 이색 아이디어로 재탄생

<앵커>

큰 선거가 한 번 끝나고 나면 늘 골칫거리가 수많은 현수막들입니다. 처치 곤란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해결할 몇몇 아이디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뜨거운 총선 열기만큼이나 후보들을 알리는 현수막의 숫자도 엄청났습니다.

후보 한 명당 최소한 30~40개씩 내건 점을 감안하면 전국에 내걸린 현수막은 무려 3만 개, 무게로는 40t을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각 후보자들은 선거가 끝난 뒤 자신이 내건 현수막을 직접 회수해야되지만, 언제까지 철거해야 된다는 정확한 규정이 없어 이렇게 도시의 흉물로 남아 있습니다.

무질서하게 방치된 현수막은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바람에 나부낄 경우 행인들에게도 불편을 주게 됩니다.

[박찬희/서울 신림동 : 미관상으로 보기에 안좋고요, 또 다니는데 너무 낮게 걸려있으면 걸리거나 하니까 위험할 것도 같고요.]

결국 현수막 철거는 자치단체 몫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태우는 거지만 문제는 돈이 든다는 겁니다.

현수막 1t 태우는데 1억 5000만 원 정도가 드니까 40t 태우려면 60억 원이상이 들어가게 됩니다.

돈도 돈이지만 멀쩡한 현수막을 그냥 태워 버린다는 비판은 물론 환경오염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치단체마다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속에 일부 농민들이 마련한 재활용방안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쉽게 부서지는 나무울타리 대신 바람에 잘 펄럭이고 찢어지지 않는 현수막을 밭 주변에 설치해봤습니다.

그 결과 멧돼지나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일반 비닐보다 보온성이 좋다는 점에 착안해 현수막을 밭고랑에 덮어 두었더니 병충해도 막고 잡초도 제거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양춘식/농민 : 평충해 방지 효과도 있고 잡초성장을 억제함으로 인해가지고 농가 소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약 한 50% 이상은 수확량이 증대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폐 현수막을 장바구니나 가방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일부 구청에서 채택돼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박춘희/서울 송파구청장 : 소각하거나 땅에 매립해야 하는 폐 현수막을 농가로 보내서 환경도 보호하고 도시 미관도 살리는 효과를 보고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재활용되는 현수막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개별 자치단체가 아닌 전국적 차원에서 적극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정상보,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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