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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공무원이 박봉? 평생 버는 돈 따져보니

공무원 생애 소득에 대한 다른 생각

[취재파일] 공무원이 박봉? 평생 버는 돈 따져보니

요즘 공무원이 인깁니다. 청소년과 대학생의 직업선호도에서 단연 1등을 달리죠. 왜 일까? 공무원의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고용의 안정성, 한마디로 정년 보장의 개념이 강하죠. 실제로 제가 만난 공무원과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한결같이 이런 이유를 대더군요. 물론 나라의 정책을 개발하고 국가를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고 국민에 봉사를 하고... 다양한 직업관이 나왔지만 공통된 이유는 바로 고용의 안정성이었습니다. 더구나 IMF 사태 이후 일반 기업에선 정년의 개념이 많이 사라졌지만 공무원 사회는 여전히 정년의 개념이 크게 남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럼 고용의 안정성 하나 때문에 9급 공무원이 되려고 1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하며 사람들이 몰리는 걸까요?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찾아봤습니다. 공무원의 연금도 한몫한다는데 과연 그런지... 내친 김에 공무원 월급과 일반 기업 임금도 비교해봤습니다. 그것도 평생 버는 소득으로...

한 연구기관을 찾았습니다. 이런저런 논의를 해보니 변수가 너무 많더군요. 몇 살에 취업을 해서 몇 살에 퇴직을 하고 직종과 직급은 어떻게 할 것이며 또 번 돈으로 늘린 재산은 어쩔 것이며, 이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다양한 변수가 쏟아졌습니다. 일단 변수는 최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소득을 가지고 개인의 선택에 의해 거두어지는 재테크, 이른바 2차 소득은 제외시켰습니다. 적게 벌어 아껴 쓰고 저축 많이 하거나 많이 벌어 흥청망청 쓰고 저축 안 하는 건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이죠. 쉽게 말해 종자돈만 따져보자는 겁니다. 급여와 퇴직금, 선택권이 없는 연금 (공무원 연금, 국민연금)만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군대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한 28세의 남성이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될 때와 일반 기업에 들어갈 때를 비교했습니다. 정년 퇴직을 가정했고요. 그랬더니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무원의 경우가 생애 소득면에서 2억 2천만 원을 더 버는 것으로 예측이 됐습니다. 과연 어떻게 계산을 했길래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차근차근 설명해보죠. 평생 소득을 계산하기 위한 대상과 가정은 이렇습니다.

1. 2010년에 28세 군필 대졸 남성이 9급 공무원이나 일반 기업에 들어가 정년퇴직할 경우 생애 소득(재직 시 소득+퇴직 후 사망 시까지 소득)

2. 공무원의 첫 월급여는 1,165,000원, 일반 기업의 첫 급여는 2,019,000원으로 가정
- 공무원의 경우 군필을 감안해 2010년 기준 일반 행정직 공무원 보수표 9급 3호봉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여기에 각종 수당이 붙는데 정말 다양하더군요. 급식비에 직급보조비, 시간외 수당, 정근 수당, 명절 휴가비, 가족수당, 자녀학비수당, 성과 상여금, 연가 보상비 등 등, 그래서 최소한으로 한정했습니다. 매년 명절휴가비(기본급 60% X 2), 가계지원비(기본급 40% X 5), 정근수당(기본급 50% X 2)를 추가해 월급여 1,165,000원을 첫 급여로 가정했습니다.

3. 일반 기업의 첫 급여는 2010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대졸 남성의 5인 이상 사업체에서 평균 임금)

4. 임금상승률은 공무원 연 2.5%, 일반 기업 연 4.8%로 정했습니다.

- 일반기업은 고용노동부 고용노동통계 5인 이상 사업장 평균임금 상승률을 적용했고 공무원은 물가상승률로 대신했고 기본급에 명절휴가비와 가계지원비, 정근수당을 추가했습니다.

5. 공무원은 9급 ->5급, 일반기업은 사원-> 부장으로 정년퇴직하는 것으로 가정

- 공무원은 32년, 일반기업은 27년 근무

- 공무원의 평균 승진소요연수는 2009년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라 9급에서 5급 승진까지

  광역시의 경우 27.6년이 걸리는 점을 적용해  4-7-7-10-4년 후 퇴직으로 가정했습니다.

  (예 : 9급에서 8급 승진에 4년) - 서울신문 2011.1.3 기사 참조

6. 공무원은 급이 변경될 때 호봉은 1호봉씩 삭감되는 점을 반영

7. 기준소득월액과 연금수급액 산정시 물가상승률 연 2.5%를 반영

8. 사망시점은 81세로 통일 (통계청 자료 2010년 30세 남녀 평균 기대수명 81세)

9. 일반 기업에서 정년퇴직금은 일시불로 수령(한 보험사 조사 1535명 가운데 3명만 퇴직연금 선택)

가정이 다소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름대로 다양한 변수를 최소화한 것이라고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00만 원 단위는 내림차수로 계산) 이렇게 계산을 해봤더니 만 54세까지는 일반 회사원이 유리했습니다. 일반 회사원은 28세부터 만 54세까지 12억 8천만 원의 보수를 받는데다가 퇴직금 1억 8천만 원을 더해 14억 7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공무원의 경우 급여만 10억 9천만 원을 받는데 그쳤습니다.

이런 상황은 55세가 되면서 역전이 됩니다. 81세까지 소득을 따져보니 공무원이 11억 8천만 원으로 국민연금이 전부인 일반 회사원의 5억 8천만 원보다 두 배나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예측이 됐습니다. 공무원의 경우 정년퇴직 후 65세부터 지급되는 공무원연금이 7억 3천만 원으로 국민연금보다 1억 5천만 원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공무원은 54세부터 59세까지 임금이 정점에 달한 시기에 5년을 더 근무하면서 4억 5천만 원의 급여를 더 받는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8세 청춘에서 81세 사망시점까지 평생 번 돈을 따져봤습니다.  공무원이 22억 7천만 원으로 20억 5천만 원을 번 회사원보다 2억 2천만 원을 더 버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변수를 제외한 단순한 계산법일 수도 있지만 공무원이 박봉이라는 지금까지의 생각에 대한 변화가 생기더군요.

현재 공무원연금의 1인당 월 평균 수령액을 따져보니 197만 원으로 79만원인 국민연금의 2.5배나 많은 게 사실입니다. 공무원 연금의 경우 지난 11년 동안 국가재정이 무려 8조원이나 투입될 정도로 재정문제가 심각한다는 지적과 함께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원의 연금을 대주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때문에 2009년 공무원 연금법을 개정해서 2010년 임용자부터는 삼각된 연금을 받도록 바꿨습니다. 공무원 연금은 이전에는 퇴직 전 3년 치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2010년 이후는 재직기간의 평균임금으로 바꿔 액수를 줄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10%정도의 연금 삭감을 이뤘다고 정부가 발표를 했었지요. 물론 2010년 이전에 임용된 공무원은 2010년 전까지는 예전 규정을 적용받고 2010년 이후 재직기간에 대해 새로운 계산법에 따르도록 했으니 별 손해는 없어 보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공무원의 생애소득이 일반 기업에 비해 적지 않다는 학계연구는 1990년대부터 꾸준히 제기됐더군요. 인생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습니다. 그 인생을 단적으로 결론내고 평가할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비록 변수의 최소화한다는 가정아래 계산된 예측이라 공무원의 생애 소득이 일반 기업에 비해 확연히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었던 계기라고 생각하고 이 점이 고용의 안정성과 더불어 공무원 열풍의 이유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공무원이 인기를 끄는 건 좋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인재의 쏠림현상으로 생기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습니다. 1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은 곧 100명 가운데 99명은 실패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은 뒷전으로 밀고 암기 위주의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다 실패를 할 경우 일반 기업에 대한 만족감도 떨어질 뿐 아니라 그 해당 기업에서 요구하는 소통능력이나 설득력, 리더십, 팀워크 같은 부분에서 장애요인이 생길 수 있다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오효영 박사는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8뉴스에 방송된 제 리포트를 보고 꽤 많은 항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이 현직 공무원 또는 공무원 수험생 같았는데요, 오해가 없도록 몇몇 항의 내용과 이에 대한 제 나름의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1. 기업체는 급여가 회사 사이즈에 따라 천양지차다. 어떻게 비교가능한가?

 - 맞습니다. 그래서 고용노동부의 5인 이상 사업자의 평균을 따졌습니다.

2. 공무원의 급여가 적지 않다고 말한 수험생의 인터뷰에서 구미에 맞는 것만 골라낸거다.

 - 아닙니다. 대부분이 공무원은 박봉이라고 생각하는데 공무원이 되려는 수험생이 오히려 반대의 말을 하기에 제가 가진 의문점의 시작으로 삼았습니다. 수험생에게 물은 제 질문은 "공무원이 박봉이지 않나요?" 였습니다. 그 수험생은 추가 질문에도 일관성 있게 공무원의 수당이 적지 않다며 박봉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3. 공무원이 81세까지 모두 사는 것으로 삼았는가?

- 30세 남녀의 평균 기대수명에 맞춘 계산입니다. 더 오래살수록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총액 격차는 더 커지더군요.

4. 공무원 쏠림현상이 싫고 공무원들 연금 받는 게 싫은 것인가?

- 제 리포트의 관점은 공무원 연금이 많으나 적으냐 과도하냐가 초점이 아닙니다. 공무원 쏠림 현상의 원인이 단순히 고용안정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가정아래 공무원의 생애 소득을 따져보자는 취지입니다. 그리고 공무원 생애 소득이 더 많이 나올지 적게 나올지는 모르고 시작한, 그래서 사전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밝힙니다. 

5. 고졸 열풍에 편승해서 이런 기사 작성한 것인지?

- 고졸 열풍과 공무원 열풍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국가직 9급 공무원의 합격자 가운데 고졸은 2%도 안 됩니다.

6. 기업체는 재직기간에 더 많이 받는 보수로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지 않나?

- 앞서 가정한 대로 재테크에 대한 부분은 워낙 변수가 많아 제외했습니다. 재테크는 개인의 선택과 성향에 따라 차이가 다양하겠죠.

7. 공무원은 9급으로 들어가서 모두 5급으로 끝나나?

- 개인차에 따라 다르겠죠. 맞는 말입니다. 반대로 기업도 마찬가지겠죠? 공무원 평균 승진소요연수는 2009년 행안부 발표자료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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