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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층 아파트, 걸어서 배달하라고?…논란

<앵커>

우유나 신문 배달원들에게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라고 하는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전기료가 많이 들고 입주민들이 불편하다는 이유입니다. 17층짜리 아파트인데, 계단만 사용해서 배달이 가능할까요?

임태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한 달 전부터 "신문과 우유 배달 사원은 가급적 계단을 사용하라"는 벽보가 붙었습니다.

입주민이 불편을 겪고 전기료가 많이 든다는 게 이유입니다.

배달원들은 17층 높이의 아파트를 계단만 사용해 내려갑니다.

눈치껏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정도입니다.

[신문 배달원 : 자전거 같은 게 있어서 넘어질 위험도 많고. 무릎이, 너무 많이 걸어가지고 아파서 연골주사 맞고 다니거든요.]

1천여 세대가 사는 아파트 단지엔 신문 3곳, 우유와 야쿠르트 업체 3곳이 배달하고 있었습니다.

배달업체들은 불만이 가득합니다.

[우유대리점 사장 : 우리가 재미삼아 그 아파트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 갔다 오는 게 아니고,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이 주문을 해서 올라가는 거니까…]

아파트 측은 일부 세대가 이용하는 신문 우유 배달 때문에, 모든 세대가 엘리베이터 전기료를 추가 부담하는 건 부당하단 입장입니다.

그런 이유로 잠실의 한 아파트는 배달 업체당 매달 5만 원씩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받습니다.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 : 우유도 그냥 갔다만 주면 되는데 (종이를) 찔러놓고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게 해놓고 배달하고, 신문도 그러고…]

아파트측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배달업체에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 법적으로 허용되는 조치입니다.

[박현용 송파구청 주택관리과장 : 비용 부담은 공동 주택 관리 규약이 있습니다. 그 관리 규약에 따라서 입주 대표 회의에서 의결을 통해서 결정하도록 그렇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손해 보지 않기 위해 남을 불편을 외면하는 각박한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주용진, 공진구,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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