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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팔당댐 17개 분량, 지하수 펑펑 쓰다가는…

<앵커>

우리나라에서 한 해 쓰는 지하수, 무려 38억 톤이나 됩니다. 팔당댐 17개를 채우고 남을 양인데요, 지하수는 한정된 자원이지만, 말그대로 물쓰듯 쓰다보니까, 여기 저기서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먼저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에서 전철 1호선을 타면 두 시간 남짓 걸리는 온양온천 역.

아침마다 승강장엔 노년층 승객이 줄을 잇습니다.

이 승객들이 이 곳을 찾은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온천 왔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옵니다.]

노년층은 전철 요금이 무료라, 목욕값 5천 원만 있으면 1일 온천여행이 가능합니다.

그 결과 전철 개통 전 한해 300만 명이던 온양온천 관광객은 작년엔 500만 명까지 크게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물입니다.

늘어난 사람 만큼 온천수를 더 뽑아 쓰다보니, 10년 전 보다 최고 42m까지 지하수 수위가 내려간 겁니다.

[아산시청 관광행정과장 : 사실 자연자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경각심을 안가졌을 거예요. 이게 모자를지도 모르겠다 나중엔... 그래서 그런 경각심을 온천을 가지고 계신 분들한테 드리고...]

그동안 지하수는 펑펑 써도 다시 채워지는 화수분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1년에 전국에서 무려 38억 톤, 팔당댐 17개를 가득 채울 지하수를 뽑아 쓰면서 지하수 수위는 계속 낮아지고 부작용도 이어집니다.

지반침하가 대표적입니다.

지난 주 서울 양재동과 경기 분당의 지하철 역 인근 도로가 내려앉은 것도 지하수가 한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하철 공사와 유지 과정에서 지하수를 대량으로 뽑아내 지반이 약해졌을 수 있단 겁니다.

실제로 위성 레이더 사진을 보면 빨간 부분이 지반침하가 일어나는 곳인데, 서울 강남과 부천 등의 지하철 역들과 일치합니다.

[김상완/세종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 : 사실 지하수위라는 게 땅을 떠받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지하수위가 낮아진다라는 건 그만큼 땅을 떠받드는 힘이 약해진다는거죠.]

외국은 지하수 관리가 한층 더 체계적입니다.

스위스의 이 정수장은 무려 40년 전부터 지하수로 수돗물을 만들면서, 쓴 만큼 강물을 정수해서 다시 지하로 넣어주고 있습니다.

[코두라 베르거/취리히 정수장 직원 : 물을 펌프로 끌어올리기만 하면 땅이 내려 앉습니다. 결국 무너지게 되죠. 그래서 우리가 직접 지하수 수위를 통제합니다.]

땅 속 지하수, 우리의 소중한 자원인 만큼 우리도 체계적인 지하수 보전과 절약 대책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배문산,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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