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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이용 막은 시청식당…"인근 상인 항의"

<앵커>

관공서나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은 대체로 값싸고 질도 좋아서 외부인들도 자주 이용하곤 합니다. 서울시청 구내식당도 그래서 인기가 꽤 있었는데, 시청이 돌연 일반인 출입을 막기 시작했습니다. 시청도 나름 사정이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청 뒤에서 작은 담배 가게를 운영하는 이수자 씨 부부.

요즘 점심때만 되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단돈 3500원으로 점심을 해결했던 시청 구내식당을 지난달부터 이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수자/71세 : 하루 이틀 아닌데… 하루 2000원씩만 절약해도 그게 어딘데요. 담배 팔아 100원, 200원 떼는 가게에서… 너무 아쉬워요, 진짜.]

서울시청 식당은 평소 하루 평균 250여 명의 일반인이 이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5일 갑자기 서울시는 일반인의 이용을 금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청 구내식당이 갑자기 시민들의 출입을 금지한 것은 인근 상인들의 반발 때문입니다.

시청 주변에 밀집해있는 식당 주인들이 영업에 지장이 크다며 항의하고 나선 것입니다.

[서울시청 인근 식당주인 : 타격 있죠. 거긴(시청 구내식당은) 싸게 팔잖아요. 싸게 파니까 밖에서 먹겠어요? 6000원, 7000원 주고? 거기서 싼 거 먹죠. 안 그래요? 직장인들 한 끼 점심값 아끼려고 얼마나 애쓰는데….]

생계까지 위협받는다는 식당 주인들의 탄원을 외면할 수 없었던 서울시가 결국 원래 구내식당 취지에 맞게 일반인 이용을 제한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유석윤/서울시청 총무과 청사운영1팀장 : 업체들과 밥을 먹으러 오는 시민과의 관계를 한 번 검토해서, 어려운 검토를 한 겁니다. 일반 업체도 어느 면에서는 일반 시민들이고.]

서울의 한 구청 구내식당입니다.

일반인 수백 명이 구청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있습니다.

시청 구내식당과 달리 일반인 이용을 허용하고 있는 겁니다.

시내 25개 구청이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이곳은 구내식당 옆 회의실공간을 이용해 노인들을 위한 실버 식당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동선/양천구청 총무과장 : 식사하러 오더라도 반대할 그럴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구민 서비스 차원에서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공공기관인데 구내식당 운영에 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지 시민들의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정상보,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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