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FTA가 발효돼서 관세가 사라졌는데 국내 가격은 요지부동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공정위가 칼을 빼들었습니다.
박원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백화점 생활용품 매장.
혼수용품으로 인기가 높은 독일제 프라이팬 가격이 20만 원이 넘습니다.
지난해 7월 한-EU FTA 발효로 8%씩 붙던 수입 관세가 없어졌지만, 국내 판매가격은 제자리입니다.
[유통업체 관계자 : 공급사와 수입사 측에서 가격을 동결해 왔기 때문에 아직은 판매가격에도 관세인하분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프랑스에서 만든 이 다리미와 독일산 전동 칫솔도 FTA 발효 이전과 가격이 똑같습니다.
[김은재/서울 반포 : 세금이 감면됐으면 가격이 내려가는 게 맞는데 왜 안 내리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르니까 좀 답답하죠.]
부분적으로 관세가 인하된 유럽산 고급 위스키와 미국산 맥주 가격도 요지부동입니다.
[이상윤/백화점 가공식품팀 부장 : 수입사쪽에서는 본인들의 인건비, 물류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서 아직까지는 가격을 인하할 계획은 없다 라고 지금 얘기하고 있습니다.]
FTA 발효로 관세가 내려갔지만, 그 혜택은 소비자가 아닌 유통업자들이 독식하고 있는 셈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입 원가를 공개하겠다며 수입·유통업체들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김동수/공정거래위원장 : 포괄적으로 묶어서 그런 접촉이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하겠다는 그런 말씀입니다.]
공정위 방침이 전해지자 농심이 10일부터 수입 과일주스 가격 인하 방침을 내놓은 데 이어 다른 수입 업체들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김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