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정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금융사 설명 들어보면 항상 큰 돈을 벌 것처럼 얘기한단 말이죠. 그런데 사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아무리 꼼꼼히 봐도 내용을 잘 모르니까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금융사 말만 믿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한 금융회사들이 고객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쏙 빼고 혜택만 앞세워서 설명하기 때문에 뒤늦게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들이 스스로 장단점을 비교하려해도 실제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 수수료는 얼마나 떼는지 살펴보면 연금 상품들마다 제각각이어서 사실상 비교가 불가능한 게 현실입니다.
금융당국이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제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노후 생활에 대비해 연금상품을 찾던 김 모 씨.
매달 꼬박꼬박 연금처럼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보험설계사의 말에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2년에 걸쳐 보험료를 모두 넣은 뒤에야 매달 나오던 연금이 원금 까먹기였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김 모 씨/연금저축 불완전 판매 피해 : 2년간 돈을 넣고 나서 콜센터에 물어보니까 그건 이자가 아니다, 원금 깎이면서 그게 나오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직접 은행창구에 가서 연금저축 상품을 문의해봤습니다.
연 30%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부터 앞세웁니다.
[은행 직원 : (세제 혜택 감안하면) 연 35.9%의 이자소득을 받는 효과가 있다는 거고요.]
5년 안에 해지할 경우 가산세를 포함해 이자소득의 24.2%를 떼인다는 건 찾아보기 어렵게 해놨습니다.
연금저축보험과 펀드, 신탁 등 연금저축시장의 적립금은 무려 68조 원.
연평균 수익률을 보면 은행이나 자산운용사 상품은 고작 3~4%에 불과합니다.
보험사가 5%대라지만 수수료를 빼면 실제 수익률은 훨씬 낮습니다.
연금저축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렇게 상품이 천차만별인데다, 수익률이며 수수료며 따지는 기준도 제각각이어서 비교조차 불가능합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안에 통합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정지원/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 금융권역간 합리적 공시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상품의 비교 가능성을 제고하고, 금융권역별 수수료 체계 효율화를 통해서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는….]
수익률을 과장하고 투자위험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불완전 판매에 대한 감독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