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팔다 남은 좋은 생선이랑 전복 있는데 싼 값에 가져가실래요?' 이런 말 하면서 다가오는 사람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이게 벌써 10년도 더 된 고전적인 사기입니다. 블랙박스가 등장하면서 이 사기 수법이 그대로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호 대기 중인 차량에 냉동 배달차가 다가섭니다.
무슨 말을 건넸는지 운전자가 손을 저으며 싫다고 하자, 이번엔 그 앞차로 접근합니다.
대화내용이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녹음됐습니다.
[냉동차 기사 : 혹시 전복 살아 있는 거 좋아하세요? (전복)배달하다가 아는 분을 만나서 한 서른 마리
남았는데 (수취인과) 연락이 안 돼서요. 줄까요?]
[피해자 : 네.]
운전자가 관심을 보이자 그럴듯한 제안을 해옵니다.
[(전) 장사하는 사람이 아니고요. 자갈치 시장에 배달하는 기사인데, 우리 손님 배달하다가 전복하고 굴비하고 갖다 주라고 했는데, 그분(수취인)이 지금 연락이 안 돼서 사람을 못 만났거든요. 어차피 저도 배달 기사인데 가지고 들어가면 돈으로 못 받으니까 (그냥 드릴게요)]
전복과 다금바리 등 40만 원이 넘는 해산물을 공짜로 준단 말에 운전자가 길가에 차를 대고, 냉동차 기사는 해산물 상자 3개를 차에 실어줍니다.
공짜로 주겠다던 냉동차 기사, 물건을 건네더니 수고비로 담뱃값이나 달라고 돈을 요구합니다.
[배달기사 : 담배나 좀 사주면 안 돼요?]
[피해자 : 지금 돈 가진 것도 없는데….]
냉동차 기사는 결국 현금인출기까지 쫓아와 13만 원을 챙겨갑니다.
얼음이 딱딱하게 얼어있어서 현장에서 내용물을 확인하지 못한 피해 운전자.
집에 돌아와서야 상자 안에는 엄지손톱만 한 전복 12마리와 싸구려 조기 10마리가 들어있는 걸 발견합니다.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로 귀하다는 자연산 다금바리란 말에 속아서 산 생선입니다.
살자를 열어보니까 이 코 근처로 가져다대기도 힘들 정도로 악취가 진동을 하는데다가 정체도 알 수 없는 생선이 들어있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상자를 열어봤는데 전복이 하나도 없고 얼음이 가득 찼는데, 아무리 뒤져도 얼음밖에 없어요. 우리 딸이 찾아낸 거예요, 이 전복이.]
수산시장 상인들은 생선과 전복을 다 합쳐야 만 원 조금 넘는다고 평가합니다.
[최연자/영광굴비 상인 : 이건 굴비같이 생겼지만 굴비가 아니고, 친굴비. 20마리에 1만 원에서 1만5000원 그 사이라고 하더라고.]
[전복 상인 : 이게 이제 10kg입니다. 이만큼이 전체 통틀어서 65만 원. 이런(사기 해산물) 크기면 12마리에 1만 원도 안 나오는 거죠.]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에 사기행각이 고스란히 담긴 사례는 드물다며, 사기꾼을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김태훈,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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