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강 다리 위에서 이런 일이 있었군요. 차가운 강물을 내려보면서 해서는 안될 결심을 하려는 사람, 그리고 생명의 전화기에 얽힌 사연.
이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4일 '한국 생명의 전화' 사무실에 걸려온 전화 한 통.
[상담사 : (그냥 자살하려고… 전화는 한 번 하고 죽으려고…) 많은 고민이 있으신가 봐요.]
한강 마포대교에서 걸려온 30대 남성의 전화입니다.
생활고에 우울증까지 겹쳐 인생을 포기하려 했던 이 남성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생명의 전화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자살을 하려고 작년에 여기(마포대교)를 왔다 갔는데….]
[상담사 : 작년에 왔다 가셨구나. (자리만 봐놓고 갔는데… 마음을 돌리고 갔는데…)]
상담사가 화제를 돌리며 친근히 다가서자,
[상담사 : 바람도 많이 부는데, 추우신 데 전화 받으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제가 마음이 많이 쓰이는데… (네.)]
조금씩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겨울에 일을 못 다녔어요. 방세를 밀리다 보니까. 집에서 쫓겨났어요. 보증금을 못 내서…]
[상담사 : 많이 어려우셨나 봐요. (많이 어렵죠. 주변에 아무도 없고)]
통화는 5분간 계속됐고 그 사이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이 남자를 구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생명의 전화는 지난해 마포대교와 한남대교에 설치됐습니다.
지금까지 생명의 전화에 걸려온 상담 전화는 60여 건.
2건은 실제 구조로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