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러, 친부 9개월 딸 폭행 살해 사건에 분노

살해 은폐하려 아이 엄마와 납치극까지 꾸며

러시아가 한 지방도시에서 발생한 비정한 영아 살해 사건으로 들끓고 있다.

2주 이상 전(全) 사회적 이슈가 됐던 생후 9개월짜리 여아 납치 사건이 사실은 아이 살해를 숨기기 위한 조작극이었으며 살해 용의자가 바로 아이의 아버지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 현지언론이 경찰 발표를 토대로 보도한 바는 이렇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도시 브랸스크 경찰에 영아 납치 신고가 접수됐다.

스베틀라나 슈카프초바라는 여성이 유모차를 밖에 두고 잠시 가게에 들어갔다 나온 사이 유모차에 태워져 있던 자신의 9개월 된 딸 아냐가 사라졌다는 신고였다.

경찰은 일단 영아 납치범의 소행으로 보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수백명의 브랸스크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수색을 거듭하고 해당 지역 언론은 물론 전국지와 방송이 하루가 멀다하고 수사진척 상황을 보도하면서 이 사건은 순식간에 전 사회적 이슈가 됐다.

납치범 추적과 아이 수색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모두는 아이가 살아있기만을 바란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납치 신고가 접수된 지 20일이 가까워진 30일 실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아이의 아버지인 알렉산드르 쿨라긴이 자신이 딸을 때려 숨지게 했으며 이를 숨기기 위해 동거녀인 스베틀라나와 납치극을 꾸몄다고 경찰 조사에서 자백한 것이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쿨라긴은 앞서 2일 저녁 스베틀라나와 심하게 다투던 중 그녀에게 폭행을 가하고 침대에 누워 있던 딸 아냐까지 때렸다.

뒤이어 딸을 들어올려 바닥에 내팽개쳐 큰 상처를 입혔다.

이후 아이가 심하게 울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쿨라긴은 다음날까지도 응급차를 부르지 못하게 했다.

아냐는 결국 하루 만에 숨지고 말았다.       

비정한 아버지는 숨진 아이를 가방에 넣어 택시로 인근 공동묘지로 옮겨간 뒤 시신을 3시간 동안 장작불에 태웠다.

남은 유해는 지난해 숨진 자신의 할머니 묘에 함께 묻었다.     

시신 처리를 마친 쿨라긴은 살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스베틀라나에게 납치극을 꾸미도록 강요했다.

강요를 못이긴 스베틀라나는 결국 11일 오후 5시께 빈 유모차를 브랸스크 시내의 한 동물가게 근처에 세워두고 잠깐 자리를 비운 척 했다.

그사이 여자로 분장한 쿨라긴이 유모차를 끌고 가다 근처에 버리고 도망갔다.

이후 스베틀라나는 아이가 없어졌다며 납치 신고를 했고 경찰은 이미 세상에 없는 아이를 2주 이상 찾아 헤맸다.

쿨라긴은 납치 당시 자신이 현장에 없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미리 수도 모스크바로 올라가 그곳에 자신의 핸드폰을 남겨두고 브랸스크로 내려오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이 핸드폰 신호 위치 추적을 할 경우 납치 당시 자신이 마치 모스크바에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결국 29일 모스크바에서 체포된 뒤 브랸스크 경찰로 넘겨졌고 이날 범행 일체를 털어놨다.

수사당국은 "아이의 엄마가 처음부터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계속하고 아이를 잃은 부모와는 달리 너무나 침착성을 보여 자작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모의 행적을 추적해왔다"고 밝혔다.

사건의 진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분노하고 있다.

국가두마(하원) 사법위원회 위원장 파벨 크라셴니코프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며 "재판부는 소위 아버지라는 자에게 법률이 규정하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범행 사실을 숨긴 어머니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사실상 그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선 1996년 이후 중단된 사형제를 부활해 범인들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