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5만 원어치요!"…실제 주유량은 달랐다

조작 프로그램 깔아 주유기 눈금 속인 주유소 적발

<앵커>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기름 갖고 장난을 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의 한 주유소에서 양을 속여 기름을 넣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주유량을 측정할 수 있는 특수차량을 타고 직접 기름을 넣었습니다.

[3만 원이요.]

1리터에 2076원, 영수증에 찍힌 주유량은 14.451L.

실제로 얼마나 주유했는지 바로 측정했습니다.

200mL 우유 팩 3개 정도의 양인 580mL가 덜 주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 기동조사원 : 13,866mL 측정됐고 -4%나왔습니다. 법적기준치인 -0.75%에 한참 미달되는 것으로 측정됐습니다.] 

다음날 아침.

같은 방법으로 같은 주유소에서 다시 측정해 봤습니다.

[5만 원이요.]

결과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주유량이 정확히 -4% 부족했습니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오차한도인 플러스마이너스 0.75%를 넘는데다, 두 번 모두 같은 양이 부족했습니다.

경찰과 함께 단속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입니다. 사장님이 누구시죠?]

정량 측정기로 주유소에 있는 모든 주유기를 측정해 봤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 기동조사원 : 20L를 넣었어요. 그런데 안 올라오죠. 아예 바닥이에요. 측정 불가치로 미달이에요.]

810mL 정도 기름을 더 넣으니까 20L 눈금까지 기름이 올라옵니다.

모든 주유기가 4% 부족하게 주유되도록 조작된 겁니다.

[한국석유관리원 기동조사원 : 50L 기준으로 2.1L 덜 들어간 거예요.]

주유원들이 주문을 받고 주유를 위한 설정을 하는 계기판입니다.

계기판에서 금액을 설정할 때 단축키로 설정하거나 기름을 가득 채울 경우에는 정량보다 기름이 적게 들어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주유소 가격인 2076원을 기준으로 5만 원 어치를 주유했을 경우 소비자가 2000원을 손해 본 셈입니다.

[진경록/한국석유관리원 품질관리처 과장 : 매년 정량을 속여서 판매하는 행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짜 석유 단속이 심해짐에 따라 정량을 속이는 행위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주유소측은 주유량이 자동으로 적어지도록 주유 프로그램을 조작했습니다.

[적발 주유소 사장 : 프로그램만 새로 설치하는 거죠. 프로그램 나온 지 얼마 안됐어요.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는 거죠?) 네.]

경찰은 주유소 사장인 44살 김 모 씨를 입건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통한 사람을 잡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이승환, 영상편집 : 김경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