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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북한 위성발사 거듭 반대…설득 통할까?

북한의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계획에 대해 중국이 반대 의사를 거듭 표명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바로 발표 당일 이례적으로 중국 외교부의 장즈쥔 부부장은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불러서 '우려' 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또 다음날인 17일에는 뉴욕과 모스크바를 거쳐 중국에 온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도 '냉정과 절제'를 주문하면서 중국이 위성 발사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지도부에 직접 전달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외교부 브리핑을 통해서는 북한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에 공동 책임이 있다며 북한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한반도의 주요 안보 현안을 두고  중국은 그동안 '북한 감싸기'를 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도 북한의 위성 발사 시도가 그만큼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는 반증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 북-미 관계가 모처럼만에 잘 풀려가는 것처럼 보였는데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게 되면 이런 대화국면에 찬물을 끼얹게 되는 것이고 중국이 추진해온 6자회담 재개도 더 어렵게 될 것입니다. 당장 미국이 북한의 위성 발사는 유엔 결의안은 물론  지난 2.29 북-미합의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합의 당시 북한에 약속했던 영양지원도 없던 일이 될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북한의 위성이 자국 영토로 날아올 경우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위성을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긴장을 더욱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으로선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특히 올 가을 권력 교체를 앞두고 한반도 등 국제관계의 안정이 필수적인데 북한의 위성 발사는 이런 중국의 바람과는 배치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중국의 거듭된 반대와 설득을 받아들여 위성 발사를 철회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이 이미 동창리 위성발사장에 미사일 동체를 운반해서 조립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북한이 발사하겠다고 밝힌 다음달 12일부터 16일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북한은 위성을 결국 발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성 발사가 철저히 다음달 15일 김일성 전 주석의 100회 생일인 태양절에 맞춰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발사 이유가 대외적인 요인보다는 북한 내부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세운 거창한 목표죠. 올해 2012년을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삼겠다고 오래전부터 강조해온데다 지난해말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김정은 후계 체제의 안정적 기반 다지기 등 체제 결속을 위해 위성을 발사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중국 등 국제사회가 반대한다고 해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수 있습니다.

미국은 식량 지원 중단 등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중국이 말로만 반대할게 아니라 막강한 대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는게 아니냐 그런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중국이 이런 영향력을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수 있습니다.

북한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90% 정도에 육박할 정도인데, 이명박 정부들어 북한의 대중의존도는 해마다 큰폭으로 증가해왔습니다. 남북관계가 멀어진 만큼 북중관계는 그만큼 더 밀착됐습니다. 북한은 석유의 경우 전량을, 식량도 부족분 상당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대북영향력을 사용할 수, 아니 사용할 의사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중국은 대북 영향력을 사용했는데도 북한이 위성 발사를 강행할 경우 체면이 땅에 떨어질 뿐 아니라 그동안 국제사회의 비난속에서도 북한을 편들어온 대가가 이런 거냐 하는 비판에 직면할수 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중국은 대북제재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북한을 더 자극하거나 긴장을 높여서,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빠질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미국과 한국, 일본이 중국이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길 바라지만 중국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북영향력이 크다고 해서 북한 문제가 중국의 통제 아래 있는게 아니라면서, 국제사회가 오히려 중국의 이런 한계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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