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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발 '역전세난'…주변 지역까지 확산 추세

<앵커>

해마다 봄 이사철이면 전세 구하기도 어렵고, 전세값도 다락같이 올라서 세입자들이 애를 먹었는데요, 올해는 특히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역전세난'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대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잠실의 전용면적 85㎡ 아파트.

집주인이 이 집을 보증금 5억 5000만 원에 전세로 내놓은 게 지난해 12월입니다.

석 달째 찾는 이가 없자 전셋값을 5억 원으로 낮추고 발코니 확장까지 해주고서야 임차인과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김찬경/잠실 중개업소 : 들어오시겠다는 분(임차인)만 있으면 그분의 기호에 맞춰서 (집주인이) 모든 걸 거의 양보하는… 인테리어를 해준다든지 전세금을 낮춰준다든지.]

서울 대치동과 목동, 잠실동 등 학원가 밀집지역은 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역전세난까지 겪고 있습니다.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서 학원 밀집지역의 주택 수요가 줄어든 탓입니다.

특히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1년새 전셋값이 반토막 났습니다.

[정대로/은마아파트 주변 중개업소 : (작년 여름엔) 전세금이 102㎡ 경우 4억 5천만 원 했었고 현재는 저렴한 게 2억 원 (초반에) 나간 것도 있고. 안 오는 거죠. 내신 위주로 가니까.]

주변 단독주택이나 빌라로 이미 갈아탄 사람들이 많은 탓도 있습니다.

[빌라 세입자 : 2년 사이 (전셋값을) 7천만 원이나 올려달라면 일반 서민들은 그 돈 모으기가 너무 어렵고 빌라나 다세대 주택으로 많이 옮기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역전세난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거나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함영진/부동산써브 연구실장 : 2년 전에 비해 전세가격이 20% 이상 상승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여집니다. 전·월세 시장에 머무는 임차수요가 많은 상황이고요.]

서울 아파트값이 31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일단 세입자들한테는 참 반가운 소식인데, 전세값이 또 오를 수도 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정책으로 도시형 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늘긴 했지만, 대부분 1-2인 가구용이어서 3인 이상 가구가 살 만한 주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 올해 4월과 5월에 윤달이 끼어 있어서 결혼을 늦춘 신혼부부들이 하반기에 집을 구하기 시작하면 전세난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전셋값이 계속 좀 안정되려면 매매 시장이 좀 살아나야 할텐데, 정부 대책은 없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7차례에 걸쳐 규제를 풀었는데도 지난 달 서울의 주택매매는 1년 전보다 38%나 줄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대출관련 규제는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없애기는 어렵고, 추가로 내놓을 대책은 더 이상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이 와중에 재건축 재개발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서울시와 정부가 마찰을 빚고 있어서 주택매매가 활성화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커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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