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로 만들어진 서울 외곽의 주요 신도시들이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집만 덩그러니 있고 기반시설이 아직 지어지지 않아서 입주해도 공사판 한가운데서 살아야 되는 형편입니다. 앉아서 매달 수백만 원씩 연체이자를 물게 된 입주민은 집단소송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대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남양주 별내 신도시.
열흘 안에 입주를 마쳐야 하는 고중희 씨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서울 강북에 있는 집이 팔리지 않아 잔금을 치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중희/별내신도시 아파트 입주예정자 : 기존에 있는 집이 브랜드도 좋은데 1년이 넘도록 나가지도 않아요. 뭐 보러 오는 사람도 없고… 저 같은 사람이 한 50% 이상 되는 것 같습니다.]
별내 신도시에서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두 단지의 입주율은 25%가 채 안 됩니다.
열흘 안에 입주를 못 하면 연체이자와 관리비로 매달 200~300만 원을 내야 합니다.
[(연체이자가) 한 달 월급 이상 나가야 될 것 같은 상황이에요 매달. 밤잠도 못 자고…]
더욱이 LH공사가 자금난에 몰리면서 기반시설 공사마저 늦어져 아파트 주변은 온통 공사판입니다.
결국 입주민들은 기반공사를 마칠 때까지 입주 만기를 연기해달라며 지자체와 시행사, 시공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들어갔습니다.
[김건호/별내신도시 입주민 : 이런 상태에서 살라면 살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아이들이 학교를 가려해도 가는 길조차 공사판이 돼놓니까…]
김포 한강신도시도 다르지 않습니다.
작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전체 800세대 중 540세대가 입주를 거부하고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단지 주변 모습이 분양 당시 광고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유춘성/한강신도시 아파트 입주예정자 : 우리가 봉입니까. 수분양자가 봉입니까? 제돈 다 내가면서 앞으로 7~8년 이렇게 계속 살아야 된다는 게 너무나 암담합니다.]
별내와 한강, 청라와 영종 4개 신도시에서 이렇게 집단소송이 진행중인 단지는 무려 36개 단지에 이릅니다.
<앵커>
이 문제 취재한 하대석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하 기자, 입주민들이 이렇게 소송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이 분들은 불경기 탓에 기존 주택은 안 팔리고, 새 아파트 분양권 또한 주변이 온통 공사판이다보니 남한테 팔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안 팔리는 기존 집은 전세로 임대하고 추가 대출을 받아야만 겨우 입주할 수 있는데요, 엄청난 이자에 제대로 된 기반시설도 없이 살아야 하는 불편까지 겹치자 소송에 나선 겁니다.
<앵커>
요즘 신도시가 왜 이렇게 애물단지가 되고 있는거죠?
<기자>
네,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택공급을 위해 일단 집부터 짓고 보자는 식의 부동산 활황기 때나 통하던 정책을 반복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아파트와 상업 용지 분양이 계획대로 잘 되면 그 수익으로 기반시설을 순차 개발하는 방식인데요, 요즘 같은 불경기로 분양에 차질이 생기면 초기 입주민들의 큰 불편과 희생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조창현, 영상편집 : 오광하)
공사판에 집만 덩그러니…뿔난 신도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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