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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에게 떼죽음 당한 우럭…어민들 속수무책

<앵커>

양식장에 있던 우럭 수백만 마리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유력한 용의자가 수달인데 천년기념물이어서 어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라남도 해남의 한 우럭 양식장.

미끼를 던져도 득달같이 덤벼드는 우럭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애써 뜰채로 우럭을 건져 봤지만

[우럭 양식장 직원 : 이런 새끼 밖에 안 남았잖아요.]

내다 팔기 힘든 작은 우럭이 대부분입니다.

대신 짐승이 먹다 남은 듯한 우럭의 사체가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이 곳 양식장에는 500만 마리 이상의 우럭이 있었는데요, 최근 3개월새 수많은 우럭들이 죽어나가면서 불과 10만 마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머리만 남은 우럭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럭을 먹어치운 동물로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을 지목했습니다.

양식장 곳곳에서 수달의 발자국과 우럭의 비늘이 섞인 배설물, 바닥을 헤집은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양식장 주변에만 수십마리의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종삼/야생동물보호협회 해남지부 : 양어장 같은 경우는 좁은 지역에 많은 양의 물고기를 사육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곳은 수달이 접근하기 좋은 곳이고… 2차 피해가 있는데 수달이 지나간 뒤에는 먹이를 줘도 먹이를 잘 안먹는다고 그래요.]

피해 양식장은 울상입니다.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포획할 수도 없고, 그냥 놔두자니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입니다.

[김남철/우럭 양식장 사장 : 지금 피해액은 60억 이상으로 피해가 난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완전 파산이 난 상태입니다. 하늘만 온통 원망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해남군과 환경부는 제대로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은 상황.

[해남군 관계자 : 해남군 입장에서는 (예산 때문에) 어렵고,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환경부 관계자 : 해남에서 먼저 (실태조사를) 한다고 해서 저희 쪽에서는 (계획이) 없습니다. 그쪽에서 1차로 하고, 다음에 어떻게 할지 결정을 안 했어요.]

관련 지자체와 환경부가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사이, 우럭의 수난은 계속되고 어민의 속은 타들어 갑니다.

(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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