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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번지르했던 대기업 '빵집 사업철수' 선언

<앵커>

재벌이 빵집까지 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지난 1월 대기업들이 잇따라 사업철수를 선언했었죠.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박원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잠실의 롯데백화점 식품매장.

빵을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매장 안이 북적입니다.

이 빵집은 롯데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씨가 대표로 있는 블리스라는 회사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롯데는 지난 1월말 재벌이 골목 상권마저 장악하려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빵 사업을 접겠다고 전격 선언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두 달 가까이 지나도록 이 곳을 포함한 전국 7개 매장의 사업 철수와 관련해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블리스 관계자 :  철수할지 아니면 새로운 업체에 매각할지 확정이 안 난 상태고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움직이고 있거든요.]

자회사를 통해 빵집 매장을 운영해온 호텔신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철수 계획을 내놓은지 한달 반이 지난 어제서야 빵 사업부문 분리를 공식 결정한게 전부입니다.

LG그룹 관계사인 아워홈도 중소기업 고유 업종인 순대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권오인/경실련 : 여론이 잠잠해 지거나 정치권의 변화를 눈치보기식이나 시간 끌기식의 움직임으로 보여집니다.]

신세계는 자신들의 빵 사업은 골목 상권과 관련이 없다며 사업 고수를 외치고 있고, 대기업이 그룹사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돈까스나 카레 전문 식당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경규현/서울 응암동 : (여기가 대기업이 한다는 것 아셨어요?) 전혀 몰랐어요. 그냥 지나가다가 배고파서 들어갔는데…]

비판 여론이 일자 일단 철수 선언을 한 뒤 눈치만 살피는 대기업들.

자칫 '상생 실천' 구호가 공염불에 그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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