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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천차만별' 아파트 관리비 왜?

아파트 사시는 분들이라면 매달 관리비 내실텐데요, 한 달에 얼마 정도씩 내시나요? 이미 다들 아시겠지만, 아파트 관리비는 지역마다, 단지마다 천차만별입니다. 난방비 같은 개별사용료는 어차피 사용하는 양에 따라 달라지니 이를 제외한 공용관리비를 비교해봤습니다.

공용관리비는 관리사무소 인건비를 포함한 일반관리비와 경비비, 청소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수선유지비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공용관리비도 서울 시내 지역마다 정말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강남구 아파트 단지들의 평균 공용관리비는 제곱미터당 평균 972원이었는데, 근처 송파구는 796원, 강북구는 653원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의 경우 공용관리비가 제곱미터당 1,358원에 달했지만, 바로 앞 도곡렉슬은 584원으로 절반도 안됐습니다. 물론 타워팰리스는 주상복합이고 도곡렉슬은 일반아파트입니다. 주상복합이 일반아파트보다 세대수도 적고, 승강기유지비 등이 많이 들어가 관리비가 비싸긴 합니다. 특히 타워팰리스는 경비 인력도 젊은 사람들을 많이 고용해 더 비싼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차이가 단지 주상복합과 일반 아파트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도곡렉슬과 같은 일반 아파트인 근처 삼성래미안은 공용관리비가 제곱미터당 746원, 개포우성5차는 무려 1,234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 걸까요?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관리비 비용 때문입니다. 같은 평형대, 같은 세대수라 하더라도 각 단지마다 특성이 다 다를 수 있습니다.

개별난방이냐, 지역난방이냐에 따라 차이가 나고요, 경비실을 각 동마다 둘 거냐, 몇개 동 묶어서 둘 거냐, 관리사무소 인력을 몇 명을 둘 거냐, 경비인력 연령대를 2,30대로 할거냐, 5,60대로 할거냐, 소독과 청소를 얼마나 자주 할거냐 등에 따라 그야말로 관리비는 천차만별이 됩니다.

문제는 이런 단지들간의 관리비 차이를 쉽게 알아보기 힘들다는 데 있습니다. 관리비가 제대로 부과되고 있는 건지 주민들이 항목별로 따져보려고 해도 여의치 않습니다. "아. 저 아파트는 경비 인력을 적게 써서 관리비가 우리보다 싸구나" 혹은 "우리 아파트가 청소를 자주 해서 관리비가 비싸구나" 라는 식의 비교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파트 단지마다 관리비를 산정하는 데 있어 제각각 다른 회계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 단지들은 매달 사용료 수십만 원씩을 내고 사설업체로부터 회계 시스템을 빌려 사용하고 있는데요, 어느 단지는 경비 용역비를 관리비 항목 가운데 경비비로 따로 징수하는 반면에 다른 단지는 경비 용역비를 관리사무소 직원 인건비와 합쳐서 일반관리비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또 수선유지비도 보통 따로 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단지에서는 일반관리비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가뜩이나 관리비 비용도 차이나는데, 이를 산정하는 회계 기준마저 다르니, 단지끼리 관리비 내역을 비교하는 게 사실상 의미가 없게 돼버린 겁니다. 당연히 주민들은 관리비가 잘 산정되고 있는지, 다른 단지에 비해 유독 비싸진 않은지 알 길이 없겠죠?

이에 서울시가 나섰는데요, 서울시는 이번 달 안에 관리비 표준회계 시스템을 만들어 관리비 징수 체계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개발 완료한 관리비 표준회계 시스템을 시범단지 100여곳을 선정해 우선 보급하고, 시범운영을 거친 뒤 차츰 시내 전체 아파트 단지로 확대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또 표준시스템과 연동되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주민들이 시내 모든 아파트 단지 관리비를 일괄적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과연 잘 될 수 있을까요? 각 단지가 서울시가 보급하는 표준 회계시스템을 깔아야한다는 의무조항은 없기 때문에 실효성에 조금 의문이 들긴 합니다. 그래도 일단 표준 회계시스템이 보급되고 관련 비교 홈페이지가 개설되는 것 자체는 반가운 소식인 만큼, 서울시 계획대로 앞으로 관리비 산정 체계가 통일돼 관리비가 투명하게 부과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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