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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난방비 '복불복'…비밀은 계량기 속에

<앵커>

중앙난방식 집에 사시는 분들, 이 기사 꼭 챙겨보시면 좋겠습니다. 옆집 난방비를 우리 집에서 대신 내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낡은 계량기 때문입니다. 

한세현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중앙난방식 아파트에 사는 이인구 씨는 지난달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난방비가 평소의 4배가 넘는 94만 원이나 나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3년간 덜 낸 난방비를 뒤늦게 발견해 한꺼번에 청구했다는 게 관리사무소 측의 설명이었습니다.

[이인구/중앙난방식 아파트 주민 : 실내외 계량기 차이가 있다라고 말씀하시고 관리비를 한꺼번에 누적 사용량이라고 94만 원 가량 청구하시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중앙난방식 아파트의 경우, 단지 차원에서 난방수를 일괄 공급받은 뒤 이를 다시 각 가정에 나눠줍니다.

각 가정에는 집 안팎에 각각 계량기 1대씩이 설치돼 있습니다.

집 안의 내부 계량기가 온수 사용량을 확인한 뒤, 그 수치를 집 밖의 '외부 계량기'로 전달해 주게 됩니다.

관리소가 부과기준으로 삼는 외부 계량기가 기계 노후 등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실제 사용량보다 낮은 수치가 표시됐던 것입니다.

계량기가 고장 난 가구가 덜 낸 난방비는 공용으로 처리돼 단지 전체 가구가 균일하게 나눠 부담하게 됩니다.

결국 정상적으로 계량기가 작동하는 가구는 내야 할 난방비보다 더 부담하게 되는 겁니다.

한국 건설 기술 연구원이 지난해 말 중앙난방식 아파트의 외부 계량기를 표본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20%가 고장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의 중앙난방식 아파트는 총 300만 가구.

오랫동안 계량기 교체를 하지 않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유사한 문제점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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