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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터널로 매일 출근…'공포의 1인 근무'

<앵커>

어제(12일) 공황장애를 앓던 지하철 기관사가 역에서 투신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도시철도 노조가 나홀로 운행의 고통을 털어놨습니다. 하루 몇 시간씩 캄캄한 지하 선로를 혼자 오가야 하는 괴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하철 기관사가 8호선 열차를 운행하며 직접 찍은 영상입니다.

깜깜한 눈앞에 보이는 것이라곤 작은 전등 불빛 뿐입니다.

서울 도시철도 공사가 운행하는 지하철 5에서 8호선의 경우, 선로 전 구간이 지상 구간은 한 군데도 없이, 모두 이런 캄캄하고 꽉 막힌 지하구간으로만 이뤄져 있습니다.

[김태훈/도시철도공사 노조 승무본부장 : 어두컴컴하고 오랫동안 장시간 지하에서 똑같은 환경 속에서 반복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느끼는 심리적 부담은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지하철 1호선에서 4호선, 즉 서울 메트로는 열차 앞뒤로 기관사와 차장을 한 명씩 탑승시키는 2인 근무 체제인 반면, 5호선에서 8호선, 도시철도공사 소속 기관사는 1인 근무체제입니다.

[도시철도공사 기관사 : 사람들이 지하철 문 닫으면 안 타야 하는데, 와서 (문에) 막 가방 넣지, 끼이지 이러니까. 예를 들어서 옷 같은 게 끼었어요. 안 빠질 것 아니에요. 그럼 끌려가잖아요. 우리는 잘못하면 잡혀가는 거죠. 감옥 가야 한다고.]

도시철도 노조 측은 특수환경에 놓인 기관사의 경우, 일반인보다 7배나 더 많이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정주남/도시철도 노조 위원장 : 열차 운행 중에도 가슴 두근거림 증상, 또 밀폐된 공간 안에서 공포감 같은 걸 느낀다는 면담 조사가 상당히 높게 나온 부분들이 있습니다. 시민들을 태우고 가는 열차 안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항상 있는 거고요.]

노조 측은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던 기관사가 자살하는 일이 지난 2003년 2건에 이어 벌써 세 번 째라며, 1인 근무체제 폐지와 휴식과 상담치료 등 대안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배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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