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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서울역 노숙자 동사 없었다

강제퇴거 후 첫겨울…"응급구호시설 운영 덕"

매년 겨울 수건씩 발생하곤 했던 서울역 일대 노숙자의 동사 사고가 올겨울에는 한 건도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찰과 서울 중구청의 서울역 노숙자 담당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역 일대 노숙인 관련 변사 사고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올겨울은 서울역이 새벽 시간대 노숙자를 강제퇴거하기로 방침을 정한 이후 처음 맞는 겨울이어서 서울역 인근 노숙자들의 겨울나기에 관심이 쏠렸다.

서울 중구청이 파악한 행려자 사망 현황 가운데 노숙자로 추정되는 사람은 2009~2010년 겨울 4명, 2010~2011년 겨울 3명이었다.

노숙자들은 비위생적인 생활환경과 알코올 중독 등으로 대부분 지병이 있고 폭력과 사고 위험에 노출돼있다.

겨울철에는 여기에 혹한이 겹쳐 길에서 동사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올겨울 몇 차례 한파에도 동사자가 나오지 않은 데에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노숙자 응급대피시설의 기여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시는 겨울철 노숙인들의 사고 방지를 위해 서울역파출소 옆 지하보도에 전열 장치를 갖춘 80명 수용 규모의 응급구호방을 설치했다.

등록과 함께 입소하는 동안 규율에 따라 생활해야 하는 노숙인 쉼터와는 달리 응급구호방은 별다른 등록절차 없이 누구나 가서 몸을 녹일 수 있게 했다.

한파가 몰아친 날이면 정원을 훨씬 넘어선 180명 수준까지 노숙자가 모여들기도 했다고 시설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역파출소 앞에 있던 노숙자를 위한 서울역 상담소를 리모델링한 '희망지원센터'는 응급구호에 큰 역할을 했다.

희망지원센터 관계자는 "의료지원이 필요한 노숙자가 발생하면 센터 밖에서 대기하는 구급차로 곧바로 병원에 옮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역의 강제퇴거 조치가 노숙자에게 절체절명의 상황을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서울역파출소 관계자는 "조치시행 이후 서울역은 출입을 오전 1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통제하고 있지만, 노숙자들은 그 시간 동안 근처 지하도나 쉼터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서울역으로 몰려든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지난달 30일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조치의 인권침해 소지가 적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의견표명 안건을 부결한 바 있다.

회의에서 한 인권위원은 "서울역의 조치는 역사 청소를 위해 야간에 퇴거하는 조치를 1시간여 연장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를 강제퇴거 조치라고 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 자활지원과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역이 새벽 시간 노숙자를 못 들어오도록 조치한 이후 겨울을 앞두고 대안을 세우기 위해 고심했다"며 "응급구호방과 희망지원센터가 유기적으로 운영되도록 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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