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고객 '생트집'에 검게 타버린 속…스트레스 심각

백화점 감정노동자들 가슴앓이 하소연…스트레스에 유산까지

<8뉴스>

<앵커>

생트집을 잡아 돈을 뜯으며 전국 백화점을 돌아다닌 여성의 이야기 보도해 드렸습니다만, 해코지하겠다며 떼쓰는 고객 때문에 감정노동자들은 웃지만 울고 있었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 백화점을 돌며 생트집을 잡아온 32살 손모 씨.

손 씨가 경찰에 붙잡혔단 소식에 그동안 가슴앓이를 했던 직원들이 너도나도 피해를 하소연했습니다.

[백화점 매장 직원/피해자 : 자기는 워낙 성격이 꼼꼼해서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라코스테를 입어야 한다며… 이거 하나때문에 지금 다 못입고 왔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보상도 해 줘라.]

손 씨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이 임신녀라는 거짓말이었습니다.

[자기가 하혈할 것 같다. 탈의실 가서 휴지 가져왔는데 피가 묻어 나오더라구요.]

백화점에서 일하는 감정노동자들은 이런 억지 생트집을 부리는 고객이 한 두명이 아니라 말합니다.

[백화점 매장 직원 : 손님들이 전시제품을 훔쳐요. 자기 가방에 막 넣어요. 고객님, 너무 죄송한데 가방 한번 보자. 죄송하지만. 네가 건방지게 나한테 가방보자 했냐.]

[매장 직원: 피부가 원래부터 안 좋았던 거죠. 그런데 너희 화장품 써서 피부가 이렇게 나빠져서 선을 못봤다는 거에요. 피부관리실 200만 원 넘게 끊었으니까 그것까지도 너희가 결제해줘라.]

이런 생트집 고객들 때문에 감정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때론 아찔한 순간을 겪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로 유산하는 사람도 많은데… 저도 예전에 한번 유산했거든요.]

백화점 매장 직원 대부분은 백화점 직원이 아니라, 각 매장 브랜드 소속 직원들입니다.

명백한 생트집 고객인데, 항변 조차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백화점 입점 업체 직원 : 왜냐하면 생트집인지 아닌지 계속 따지면 백화점에 입점 못 하는 거잖아요.]

[입점엄체 직원 서비스가 좋은 직원인지 아닌지. 저희 때문에 협력업체 직원들 때문에 자기 인사고과가 떨어진다 고 생각하니까 최악의 경우에는 퇴점시켜요.]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실장 :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단순히 판매 뿐만이 아니라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직 직원들에게까지 친절 서비스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감정노동자들에게 무조건적인 친절을 강요하지 말아야 하고 심리상담 같은 의료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김홍기, 주용진, VJ : 김형진 , 영상편집 : 김경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