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전체 살림에서 먹을거리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인 엥겔계수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갈수록 먹고 살기에도 빠듯하다는 겁니다. 서민일수록 더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송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결혼 5년차 정진희 씨의 장바구니를 살펴봤습니다.
삼겹살과 상추, 시금치, 햄, 우유 등 11가지 식료품을 사는데 모두 5만 6080원이 들었습니다.
딱 1년 전, 같은 양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5만 1078원.
1년새 4300원, 8.3%나 올랐습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4%를 배 이상 웃도는 수치입니다.
[정진희/경기도 성남시 : 양상추나 파프리카 같은 것도 작년 대비해서 배는 비싸거든요. 그런거보면 그런 물가가 많이 오른 거 같아요.]
가격은 껑충 뛰었지만 소득이 많으나 적으나 먹을거리 소비는 줄이기 어렵다는 게 주부들의 고민입니다.
[나춘희/서울 만리동 : 똑같이 1000원인데 양은 3분의 2로 줄어서, 그래서 하나 살 것을 두 개 사야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게 배로 늘어나는 거죠.]
식료품비 상승은 수입이 적은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이 됩니다.
소득순위 하위 20% 저소득층의 지난해 월 평균 지출은 121만 원, 이 가운데 25만 원을 식·음료 구입비로 써 엥겔계수가 20.7%나 됐습니다.
6년 만에 최고치로 소득 상위 20% 계층과 비교하면 2배 수준입니다.
여기에 의류와 주거, 수도 등 의식주 관련 항목을 모두 더하면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9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임희정/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필수적으로 지출하는 비중이 커지게 되면 가계 소비 여력이 적어지고 따라서 투자가 저하되고, 따라서 고용이 감소돼서 경제 전체적으로는 성장 동력이 약화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 기름값 마저 치솟으면서, 서민 가계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