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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대륙에 부는 국악 바람

국악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우리나라 전통음악이니 만큼 사랑하고 보존해야한다.누구나 이 정도 생각은 갖고 계시겠죠.하지만 실상은 어떻습니까?국악공연이 열려도 별로 관심이 없고 국악을 배우려는 학생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게 현실이죠.

이와 관련해 중국에서 우리 국악이 때아닌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용경협 빙등제가 개막하던 지난 1월 말이었습니다.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용겹협은 베이징에 있는 유명한 관광지입니다.드넓게 조성된 인공호수에서 배를 타고 협곡을 감상하는...참으로 멋진 곳입니다. 그런데 겨울이면 호수가 꽁꽁 얼기 때문에 배를 타고 관광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해서 겨울엔 용경협 측에서 여러가지 빙등을 만들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빙등제에선 한국 전통 마을을 그대로 재현해서 제가 취재를 갔습니다.한국 전통마을 개막식이니 만큼 우리 전통 음악인 국악공연이 펼쳐졌는데, 중국인들이 우리 국악에 꽤나 호감을 보이는 모습을 봤습니다.사물놀이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가야금 연주에 흠뻑 빠지기도 하는 것이었습니다.국악공연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우리 국악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요즘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베이징에는 왕징이라는 곳이 있습니다.한국인들이 몰려 살아 베이징의 코리안타운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 곳에 있는 한 중학교에선 지난해 보다 '국제교육이해'라는 과목을 정규 과목으로 개설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이 과목은 한국 전통 특별활동시간인데요.우리의 사물놀이를 배우는 과정이 포함돼 있습니다.둥슈리 교장선생님의 말을 들어보니까 민족 고유의 문화는 존중받고 지켜져야하며 한중 양국 학생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과목을 개설하게 됐다고 합니다.처음에는 이 과목을 듣는 학생수가 9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서른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 강좌가 됐습니다.학생들도 북,장구,징과 같은 우리 전통악기를 두드리면서 한국 문화도 배우고 또 스트레스도 풀 수 있게됐다며 상당히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베이징의 한 공연장에서 국악공연이 열렸습니다.8백여석의 좌석이 다 찰 정도로 관심이 높았는데 대부분 중국 관객들이었습니다.아리랑을 부르며 시작된 이날 공연에선 가야금 산조와 사물놀이,판소리 등 우리 국악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졌습니다.여기다 우리 가야금과 중국 전통악기인 비파와 얼후의 협연,그리고 서양의 클래식 기타와 가야금 협연 등이 공연되면서 관객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워졌습니다.공연이 끝난뒤 관객들을 만나보니까 "우리 국악의 우렁참이 대단했다""국악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한국 전통의상이 이렇게 예쁠줄 몰랐다"등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중국에서 이렇게 국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는 국악인 권태경씨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올해 42살인 권씨는 4살 때 국악을 시작했습니다.가야금 명인이자 인간문화재 지성자씨와 이일주 명창에게 가야금과 창을 배운 권씨는 한국에서 국립극장 가야금 교수 등을 역임하고 각종 방송출연을 통해 인기를 끌었습니다.하지만 우리 국악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2003년 잘나가던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중국에 왔습니다. 권씨는 이 때 부터 조그만 모임이라도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무료로 국악공연을 펼쳤고 베이징을 비롯해 네이멍구와 청두,시안 등 중국 곳곳에 '찾아가는 국악교실'도 만들어 우리 국악을 알리는데 주력했습니다.이런 노력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국악으로 베이징의 공연무대에 서기도 했고 중국 현지 TV에도 자주 출연하면서 이제는 중국인 제자들과 팬도 다수 확보(?)하게 됐습니다.

올해는 한중수교 20주년입니다.양국간에 문화행사와 교류가 많이 잡혀있는데요.특히 우리 국악 공연도 중국 곳곳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이미 인기절정인 K팝과 함께 우리 국악의 멋과 아름다움이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날도 어서 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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