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남한 정부에 연일 거친 비난을 이어가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애도기간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매체는 지난 2일 인천 한 군부대의 김정일·정은 부자의 사진을 이용한 전투구호에 반발하는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낸 뒤 다음날부터 김 위원장의 애도기간을 100일로 정했음을 시사하는 표현을 잇달아 사용하고 있다.
리충성 중앙체육학원 청년동맹비서는 지난 9일 대외용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에 출연해 "아직도 100일 애도기간이 끝나지 않은 동족을 향해서 총부리를 돌려대고…"라며 남측을 비난한 뒤 중앙체육학원 전체 학생들이 인민군 입대를 탄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하루 전인 8일에는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감히 우리 운명을 해치려들다니'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으로 말하면 우리 인민에게 있어서는 민족의 대국상을 당한 때로부터 100일도 안 된 추모기간"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조선중앙방송이 "민족의 위대한 어버이를 잃은 지 100일도 되지 않는데 우리의 가슴 아픈 애도기간을 고의적으로 노렸다"며 우리 군부대의 전투구호를 비난했다.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난해 12월17일 사망한 김 위원장의 애도기간이 100일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북한이 사실상 이를 확인해준 셈이다.
북한 당국은 최고지도자의 애도기간에는 주민에게 떠들썩한 잔치 및 음주가무 등을 자제하도록 지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100일간 추도기간을 설정했고 그해 10월16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100일 중앙추모회'를 개최했다.
이런 점에 비춰 북한은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사망한 지 100일이 되는 3월25일 무렵에 추모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의 대외용 매체인 평양방송은 지난 4일 "우리 군대와 인민은 아직 100일 추모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최근 '100일 애도기간'을 강조하는 것은 3월 말을 기점으로 북한의 사회 분위기나 정책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 당국이 1차적으로 추모 분위기를 마무리한 만큼 주민통제 정책을 다소 완화하고 새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군부대 시찰에 집중된 공개활동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장 북한은 4월에는 제4차 당대표자회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15), 강성국가 선포 등의 대규모 행사를 잔치 분위기로 치러야 할 상황이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11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100일간의 애도기간이 끝나면 북한 내부의 엄숙한 분위기가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특히 상주로서 활동이 제한됐던 김정은이 외국인사를 만나는 등 대외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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