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와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손실 증가에 아랑곳없이 점점 더 많은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것은 거래대금이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가 선제적으로 수수료율을 낮춰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래소도 여론과 당국의 압박에 밀려 올해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수료율 인하가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부담 경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거래소 수수료 수익 매년 증가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은 2008년 금융위기로 급감한 이후 해마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은 3천422억원으로, 전년의 3천256억원보다 5.1% 증가했다.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은 2008년 2천372억원으로 전년보다 37.2% 급감한 이후 2009년 3천67억원으로 반등해 매년 늘고 있다.
수수료율을 낮춰도 수익은 줄지 않았다.
거래소는 통합 출범한 2005년 수수료율을 10% 내린 데 이어 2006년에도 5% 추가 인하했다.
2008년 5월에는 20% 낮췄고 2010년 1월에도 20% 인하했다.
2006년 이후 2년에 한번 꼴로 수수료율을 낮춘 것이다.
2005∼2007년에도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은 해마다 증가했다.
수수료율 인하에도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것은 증시 규모가 커지면서 거래대금이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거래대금은 2005년 5천796조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에도 거래대금은 1경8천990조원으로 전년보다 16.5% 증가했다.
증권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영업을 하는 증권사들도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정기적으로 업무보고서를 제출하는 증권사들의 작년 1∼12월 수수료 수익은 모두 4조7천32억원으로, 전년의 4조3천872억원보다 7.2% 증가했다.
◇수수료 인하 요구 재점화할 듯
거래소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작년에도 꾸준한 수수료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나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 감사원은 투자자들의 부담 경감 차원에서 거래소에 수수료율을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수수료율 문제를 심의하는 금융위원회 산하 자본시장효율화위원회 관계자는 "거래소 수수료율 인하와 관련한 안건은 아직 올라오지 않아 당장 논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위나 위원들 일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수수료율을 내려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도 수수료율 인하 압박을 높이고 있다.
감사원은 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2010년 1월 수수료를 인하했는데도 증권 투자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위탁수수료는 오히려 높아져 증권사만 혜택을 본 사례가 확인됐다며 금융위에 위탁수수료 인하 방안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감사원은 거래소와 예탁원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누리는 것은 공공기관이라는 위상에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도 수수료율을 낮추려는 움직임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수수료율 인하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거래소와 예탁원 등 증권 유관기관의 증권거래 수수료 체계를 거래대금에 일정 요율을 곱하는 기존 정률식 대신 거래규모 구간에 따라 차등화된 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를 적용한 수수료율도 이르면 상반기에 현재보다 10% 이상 인하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수수료율 결정은 거래소 자체적으로 할 수 없다"면서 "수수료 인하는 꾸준히 검토해온 사안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수수료는 거래소 '화수분'…인하압박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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