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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서울 종로' 홍사덕vs정세균

"홍사덕, 경륜ㆍ청렴 이미지"…"정세균, 온화한 리더십"<br>여야후보 지역연고 없어…부동층 표심이 승패 가를 듯

청와대가 있는 '정치 1번지' 종로.

경복궁 동십자각 앞 삼거리에 서자 노란색 대형 플래카드가 한눈에 들어왔다.

청와대를 향해 건물 벽면에 내걸린 플래카드에는 '정권심판'이라는 굵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의 선거캠프가 위치한 곳이다.

9일 오후 정 후보 캠프는 보좌진과 자원봉사자 10여 명으로 활기가 넘쳤다.

정 후보는 잠깐 캠프에 들러 주민들과 면담한 뒤 곧바로 승합차를 타고 광장시장으로 향했다.

정 캠프 관계자는 "사무실을 차리고 두 달 조금 넘었는데 종로 바닥을 세 번 정도 훑었다"고 했다.

같은 시각 동쪽으로 한참 떨어진 종로5가에선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 캠프의 마무리 세팅 작업이 한창이었다.

동대문구ㆍ성북구와 맞닿은 지역으로 야당의 초강세 구역이다.

적진(敵陣) 한가운데 캠프를 차린 셈이다.

'바람을 이기는 청렴 6선'이라고 적힌 선거용 명함은 오후 늦게서야 도착했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나흘 전 공천이 확정되다 보니 출발이 늦었지만 남은 한 달이면 충분하다"며 "오늘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내일(10일)부터 선거운동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종로는 역대 7번 총선(재보선 제외)에서 모두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지방선거를 비롯해 야권 바람이 불면서 홍 후보와 정 후보의 지지율은 '박빙'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의석 한 석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수도 서울의 심장부이자 이명박(96년 총선)ㆍ노무현(98년 재선거) 대통령 두 명을 배출한 지역으로, 대선의 축소판으로까지 불린다.

이번에도 민주당은 대권주자중 한 명인 정 후보를 내세웠고, 새누리당은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최측근인 홍 후보로 맞불을 놨다.

거물급 대결이다 보니 인물평도 팽팽하게 갈렸다.

홍 후보의 경우 경륜과 청렴 이미지, 정 후보에 대해선 온화한 리더십을 호평하는 주민이 많았다.

김도인(73ㆍ청운동)씨는 "홍 후보의 경륜은 노회한 부패와 다르다"고 홍 후보에게 호감을 나타냈다.

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조기태(65ㆍ효자동)씨는 "예전 당 대표 때 합리적이고 온화한 리더십으로 당을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정치 성향도 확연히 구분됐다.

선거마다 동쪽 창신동ㆍ숭인동에서 '야당 몰표'가 나오곤 했지만, 중산층 이상이 많은 거주하는 평창동과 부암동 등 서쪽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세가 뚜렷하다.

창신동의 한 아파트 주민 김근수(37)씨는 "정 의원을 좋아하진 않아도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동주민센터 인근 마트를 찾은 서모(65ㆍ주부)씨는 "공천에서 민주당이 계파나누기에 치중하는 것 같고 오히려 새누리당이 `컷오프'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는 게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두 후보가 현장에서 부딪혀야 할 지점은 '정권심판론'이나 '인물론'만이 아니다.

당장 종로구민의 자존심과도 맞닿아있는 특유의 '토박이론'을 뛰어넘어야 한다.

새누리당 박진 의원은 '종로의 아들' 구호를 내세워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했다.

통인시장에서 38년간 그릇가게를 운영했다는 박분순(62)씨는 썰렁한 시장 거리를 가리키며 "금요일 저녁인데 이 모양"이라며 "두 후보 모두 외지 사람들이고 연말 대선만 생각한 공천 같은데 종로를 위해 뭘 할 수 있겠느냐"고 혀를 찼다.

안국역에서 퇴근길에 만난 은석형(36ㆍ회사원)씨는 자신을 `가회동 토박이'라고 밝히면서 "다른 지역은 새 바람을 일으킨다고 난리치면서 왜 종로에만 닳고 닳은, 그것도 지역 연고도 없는 인사를 배치했는지 실망스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승패는 이들 부동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달린 듯 보였다.

홍 후보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민주당이 선거에 이길 경우 저지를 분탕질을 생각하면 주민들이 개인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당의 성격에 대해 심판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종로에선 한국 정치의 품격을 어떻게 높일지가 유권자의 잣대가 될 것이며, 아울러 나는 경제전문가와 정책통으로서 경제를 살릴 후보임을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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