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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감사관 '거짓 출장'으로 세금 꿀꺽

<8뉴스>

<앵커>

개방형 감사관 제도는 조직 내부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철저한 감사를 위해서 정부와 자치단체들이 도입한 제도입니다.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 개방형 감사관이라고 크게 다를게 없었습니다.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구청들은 투명한 행정을 하겠다며 개방형 감사관을 두고 있습니다.

한 구청 감사관의 출장 명세서입니다.

오전 11시부터 4시간 동안 출장을 다녀왔다는데 다른 문건에는 같은 시간 사무실에서 결재서명이 돼 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여섯달 동안 96건의 출장가운데 91건이 사무실 결재시간과 겹칩니다.

감사관은 출장을 가려다 미처 못 갔다고 둘러댑니다.

[서초구청 감사관 : 계획은 세웠다가 못 갈 경우도 있죠. 다음날 간다던지 저녁에 오후에 늦게 간다던지.(출장여비 신청할 때 변경 가능한 거 아닙니까?) 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출장비 150만 원은 지급됐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감사관의 출장 내역과 결재기록을 입수해 모두 분석했습니다.

전체 출장의 80%가 서류상으로만 출장인 가짜로 드러났습니다.

지급된 허위 출장비를 다 합치니 2400만 원이나 됩니다.
 
[송파구청 감사관 : (감사관님이 안 계실 때는 누가 결재하죠?) 제가 바쁘면 주무팀장한테 (내 서명으로) 결재를 해라…그게 하나의 관행입니다.]

[동작구청 감사관 : (출장) 중간에 들어올 수 있잖아요. 그때마다 제가 결재를 하는 거죠.]

하나같이 관용차량 없이 출장을 갔다고 기록했는데 이마저도 여비를 더 받아가기 위한 꼼수였습니다.

[현직 구청 감사관 : 거짓말이죠. 도보로 4시간씩 다니는 건 말이 안 되고요. 대부분 관용차량을 사용한다고 봐야죠.]

서울 뿐 아니라 수도권 14개 시 가운데 8곳의 개방형 감사관이 같은 수법으로 출장비를 부당하게 챙겼습니다.

[이득형/위례시민연대 : 그릇된 관행을 고치기보다 오히려 자신들도 거기에 휩쓸려가는 이런 행태를 보이는데 시민이 직접 감사할 수 있는 옴부즈맨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시민단체들은 개방형 감사관의 출장비 착복 행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채철호,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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