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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일본 수산물 방사능 검출은 급증하는데…

정보 통제에 급급한 한심한 식품행정

올해 들어 일본에서 수입된 수산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과 요오드가 검출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가 시작된 지난해 4월 이후 올 2월까지 11개월 동안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사례는 모두 53건.  이 가운데 지난해 9개월 동안은 21건이었지만 올들어 최근 2개월 동안에만 32건이 검출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양적으로도 시료에서 세슘이 검출된 전체 1030톤 가운데 86%인 881톤이 올 2개월 동안 폐기 또는 반송조치 돼 지난해 149톤 보다 5배 이상 많았습니다. 종류별로는 냉동 고등어가 751톤으로 가장 많았고 냉장명태가 124톤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냉장대구가 9톤, 활방어와 냉동방어는 각각 4.8톤과 4.5톤이었고 활돌돔도 1.3톤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일본산 수산물의 세슘 검출이 올들어 부쩍 잦아진 것이 작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바다에 유출된 방사능 물질의 양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명태나 고등어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수산물의 안전성 문제일 겁니다. 방사성 물질 검사 이후 세슘 검출량이 가장 많았던 것은 냉장 대구로 최고 97베크렐까지 올라 갔습니다. 다른 두 건도 3,40 베크렐 수준으로 꽤 높았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6월과 7월 4차례 검출된 이후 냉장 대구에서는 더 이상 검출되지 않았는데 수입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겠군요. 세슘 검출이 가장 많았던 냉동 고등어는 3~6베크렐 수준, 냉장 명태는 최저 0.42에서 최고 4.91 베크렐 수준으로 우리나라 식품 허용 기준치인 1KG 당 370 베크렐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검역검사본부는 현재까지 검출된 세슘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인체에 큰 해를 끼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수입 중단이나 유통 금지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나 환경단체의 반응은 정부의 발표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방사성 물질 식품 허용기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입니다.

                 

우리나라의 수입수산물 방사능 허용기준치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370 베크렐 수준. 그러나 일본은 앞으로 100 베크렐로 낮추기로 했다고 합니다. 또 명태나 대구 등은 탕으로 요리할 경우 내장까지 포함해 탕을 끓이는데 현재 방사능 검사는 내장을 제거한 육질만 분석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방사성 물질이 살보다 내장에 더 많이 축적됐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겁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은 "음식 섭취로 인한 방사능 노출 위험은 외부에서 단순 노출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특히 노약자나 임산부, 아이들은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수입금지조치를 하지 않고 있고 일본산 식품에 대한 규제를 오히려 완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해명했지만 유럽연합의 경우 지난해 3월 하순부터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규제하기 시작해 작년 11월에는 수입 규제를 올 3월까지 연장한데 이어 이번에 2차로 올 10월말까지 다시 2차 연장 조치를 취했습니다.

정부의 검사나 정보 공개의 불투명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검사과정에 시민단체들이 참여해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검사 결과에 대한 정보 공개도 보다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취재 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입니다. 제가 이 문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본 관련 부서 공무원들의 태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언론통제 그 자체 였습니다. 농수산검역검사본부 영남검역검사소에 이틀동안이나 자료 요청을 했지만 경기도 일산에 있는 본부 주무부서로 협조요청을 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전화를 걸었더니 담당 과장이 출장 중이라고 다음날 연락을 달라며 또 미뤘습니다.

그 다음날인 어제(8일) 아침 9시 조금 넘어 영남지소의 방사능 검사과정을 촬영하고 싶다고 전화했습니다. 이전에는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주었죠. 그런데 웬일인지 이번에는 본부 주무사무관에게 연락해 허가를 받으라는 겁니다. 그래서 본부 담당사무관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 사무관은 다시 담당과장에게 직접 허가를 받으라고 하는 겁니다. 담당과장에게 또 전화했죠. 그랬더니 이번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주무과장과 공보담당 과장에게 허가를 받으라고 합니다.

아니 매일하는 방사능 검사과정을 촬영하자는데 이런 단순한 것까지도 중앙부처 주무과장에게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하니 참 황당하더군요. 할 수 없이 다시 담당과장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침부터 국장 주재 회의를 한다며 바꿔 주지를 않더군요. 결국 담당과장들과 통화해 허가를 받고 협조를 받기까지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참여정부 시절만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단속업무를 나갈 때 동행 취재를 하고 싶다고 하면 흔쾌히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현장 단속 같은 번거롭고 까다로운 업무도 아닌 매일하는 방사능 육안검사 조차도 중앙부처 담당과장의 허가가 있어야 취재를 할 수 있는 중앙통제는 도대체 누구의 발상일까요? 지방 공무원들은 모두 중앙의 눈치만 보며 문책이 두려워 누구 하나 책임지려하지 않았습니다. 두려워 하는 거지요. 만에 하나 잘못되면 책임을 져야 할까 두려웠던 거죠.

저는 농수산검역검사본부의 책임이 아닌 더 윗선의 강력한 통제 지시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심지어 정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여러 분들께 수차에 걸쳐 요청했지만 누구하나 응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사정을 하더군요.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것이 윗선의 입장이라고. 검사 자료에 대한 통제는 더욱 심했다고 보면 됩니다. 공개를 요청해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정보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이러니 정부 발표나 검사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누가 이런 통제를 기획했을까요? 참 궁금했습니다. 한심하기도 했고요. 중앙 통제 만능주의, 일상화된 책임 회피, 아무런 결정권이 없는 허수아비같은 지부, 이것이 투명행정, 지방자치 시대 대한민국 공무원 조직의 현주소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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