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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치마만 입어야 하나" 거리로 나온 女승무원들

<8뉴스>

<앵커>

항공사 승무원들을 보면 늘 단정한 모습으로 승객들을 맞이합니다. 유니폼이 상징이라고 할 정도이죠. 그런데 한 항공사가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용모나 복장에 대한 규정을 정해 놓고 그것을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항공사 규정에 따르면 여자 승무원은 치마만 입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손톱엔 정해진 색깔의 매니큐어를 반드시 칠하고, 손톱길이도 규제합니다. 

여성 근로자에게 이렇게 용모나 복장 규정을 강요해도 되는 건지 오늘(8일) 여성의 날을 맞아서 정경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한 항공사 승무원들이 제복 대신 사복을 입고 거리에 나왔습니다.

여성 승무원에 대한 복장 규정이 과도하다며 본사에 항의하러 나선 겁니다.

[권수정/아시아나 항공 노조 지부장 : 누구를 위한 용모 규제일까요. 정말 얇은 스타킹에 여름에, 겨울에 똑같은 재질의 치마만을 입고 일해야 합니다.]

이 항공사 여성 승무원은 유니폼으로 치마만 입어야 하고 길이는 무릎 중앙선에 맞춰야 합니다.

쪽진 머리는 귀 중앙선에 맞춰서 고정해야 하고, 앞머리도 이마가 3분의 1 이상 드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실 핀은 2개 밖에 사용할 수 없고, 매니큐어는 반드시 바르고 손톱 길이는 3밀리미터를 유지해야 합니다. 

항공사 여승무원 만큼은 아니지만 호텔이나 백화점 직원 등 다른 서비스직 여성노동자의 복장 규정도 비교적 엄격한 편입니다.

여직원의 스타킹 색이나 화장법까지 정해져 있는 곳도 있습니다.

[백화점 직원 : 유니폼 속에 치마랑 티를 입어야 해요. 이게 브랜드 이미지니까 더러워질까봐 늘 신경써야 하고요.]

노동계는 서비스직 여성 노동자에게 과도하게 용모와 복장을 규제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승희/민주노총 여성위원장 : 회사가 임의적으로 만든 규제 안에 우리 노동자들이 복무하게끔 만든 점에서 이것도 일종의 잘못된 규정이고 탄압이라고 생각해요.]

사측은 고객을 직접 대하는 서비스직인 만큼, 복장과 용모 규제는 필수라는 입장입니다.

[안효경/아시아나항공 선임사무장 : 단정함과 청결함, 깨끗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손님을 모시는 입장에서 기본적인 것이라 생각됩니다.]

노조는 머리끝부터 손톱 끝까지 회사가 규제하는 건 도를 지나친 규정이라며 인권위원회 진정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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