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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권력 잡기 위해 이런 일까지?

- 푸틴 암살기도 '자작극' 논란

최근 푸틴이 내놓은 TV선거 광고에 등장하는 젊은 여성입니다. 타로 점을 보러 점집을 찾아간 이 여성은 "사랑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어 "이번이 처음"이라고도 합니다. 점쟁이가 타로 카드를 뒤집고, 거기엔 놀랍게도(어이없게도?) 푸틴 얼굴이 나옵니다. 뜬금 없어 보였던 이 여성의 말은 결국 ‘처음 하는 투표에서 푸틴을 찍을 운명’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더군요.

                          


광고는 푸틴이 젊은 유권자를 겨냥해 만든 겁니다. 푸틴 측은 이번 광고 외에도 투표소에서 눈이 맞는 젊은 커플이 등장하는 광고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투표장에 안 올 것 같은 젊은이들을 더 끌어들이려는가 봅니다.

그런데 득표율 높이기를 위해 광고만 동원된 게 아닌 듯 합니다. 최근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뉴스에 등장했던 ‘푸틴 암살 기도범 체포’가 사실은 푸틴 측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먼저, 발단이 됐던 ‘암살 기도’는 지난 27일 러시아 국영방송의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추진하는 체첸 세력이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서 푸틴 암살을 준비하다 러시아 정보당국에 적발돼 지난 1월 4일 붙잡혔다는 것이었죠. 국영방송은 생생한 체포 모습 영상까지 곁들여, 암살 계획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오데사에서 폭탄 만드는 기술을 배워 모스크바로 잠입해 푸틴의 차량이 지나는 길목에 폭탄을 설치하거나 자살 폭탄 테러를 통해 암살하려 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보기관은 "대선을 전후해 러시아를 불안정하게 하려는 시도"라고 펄펄 뛰었고, 러시아 언론은 푸틴이 2000~2008년 대통령 재직 당시 이미 10차례가 넘는 암살 위기를 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뒤이어 푸틴은 "암살은 겁나지 않는다. 경호를 강화하지 않겠다"며 "나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이런 일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의연한 모습을 과시했습니다.

그런데 '타임'지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테러 기도범들이 잡혔다는 1월 4일, 경찰은 가스 누출로 오데사의 아파트에 불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다 얼마 뒤, 건물을 폭파하려는 폭탄 제조업자의 실수였다고 말을 바꿨고, 최종적으로 ‘푸틴을 암살하기 위해 폭탄 제조를 연습하다 불이 난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타임지는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 원’의 보도에도 의심의 눈길을 보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도 뉴스 봐서 아시겠지만, 보통 급한 뉴스는 화면이나 구성이 조금 엉성하더라도 일단 빨리 방송하기 위해 ‘브레이킹 뉴스’로 급히 전하거나 전화로 기자를 연결해 화면 없이 내용만 전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번 건은 ‘마치 4분짜리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이뤄졌다’는 겁니다. 사전에 꼼꼼히 준비해 너무 매끄럽게 방송됐다는 점이 미심쩍다는 거죠.

의혹의 다른 근거는 테러범들의 신원입니다. 러시아 당국은 20대 후반의 범인 세 사람이 영국에서 훈련을 받은 체첸 반군 세력으로, 웬만한 러시아의 테러를 모두 조종해 온 ‘도쿠 우마로프’의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체첸 반군들은 테러 때 이렇게 ‘해외파’를 기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우마로프는 2월 초 조직원들에게 테러 금지령을 내린 인물입니다. 당국의 설명이 뭔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현재 영국에 망명해 있는 반푸틴 인사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푸틴의 대통령 당선에 큰 역할을 한 공신이지만, 관계가 틀어지면서 러시아를 떠난 인물)는 이번 일은 ‘자작극’이라며, 테러범과 영국을 결부시키려는 건, 자신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베레조프스키는 푸틴이 이번 자작극을 통해 “푸틴이 얼마나 중요한 인물이고, 얼마나 위험에 처해 있는지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웃을 일이지만, 정신 똑똑히 차리지 않는다면 충분히 속아 넘어갈 만한 얘기이고, 러시아 사람들에게 체첸이라는 위협은 늘 있어왔기에 그럴 듯 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푸틴은 지난 2008년 재선 때도, ‘암살범 체포’라는 비슷한 재료를 써먹어 재미를 꽤 봤습니다. 지지자를 정하지 못한 막판 유동층에게 ‘위협받는 러시아에서 우리를 지킬 지도자는 역시 푸틴’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 겁니다. 평소 ‘강한 이미지’를 유독 강조했던 푸틴이니만큼 유권자들에게 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건 푸틴에게 유리하겠죠.

                     

푸틴은 이런 식의 ‘웃통 벗기’ 시리즈 사진이나 오토바이 타기 사진을 잊혀질 만하면 한 번씩 내놓고 있죠.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3선이 하고 싶은 푸틴. 선거는 3월 4일,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최근 조사에서 푸틴의 지지율은 66%까지 치솟았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당선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길게는 2024년까지도 집권할 수 있을 거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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