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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깨질라 '조마조마'…일주일째 고립된 마을

<8뉴스>

<앵커>

얼어붙은 호수에 둘러싸인 채 일주일째 고립된 마을이 있습니다. 차라리 꽁꽁 얼었을 때는 얼음 위를 걸어서 다녔는데, 해빙기가 되니까 이게 더 어려워진 겁니다.

이용식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대청호 상류인 충북 옥천의 한 마을입구입니다.

읍내로 5일 장을 다녀온 주민이 얼어붙은 호수를 걸어 마을로 가기 위해 썰매에 물건을 옮겨 싣습니다.

500여m 얼음길을 종종걸음을 치며 조심조심 걷습니다.

[홍성운 주민 : 통행이 불편하니까 한꺼번에 공동구매를 해 오고 그러죠]

대청호에 둘러싸인 이 마을 주민 13가구는 배를 이용할 수 없는 겨울만 되면 얼음판을 걸어서 다닐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위험한 시기는 해빙기입니다.

얼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하면서 가장자리는 물론 호수 가운데에도 곳곳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수심은 가장자리가 5m, 한가운데는 무려 20m나 됩니다.

[주민 : 해년마다 이거 아주 조마조마하고 다녀요. 말도 못 해요. 목숨 걸고 건너 다니는 거예요.]

안전장치라고는 쇠말뚝에 걸어 놓은 굵은 밧줄이 전부. 물에 빠지면 속수무책입니다.

얼음이 얼기 시작해 뱃길이 막히는 초겨울부터 얼음이 녹는 요즘까지 각각 10여 일씩 20여 일간 주민들은 바깥 출입을 못하고 고립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 : 음식 같은 건 상관없지만 환자가 생긴다든지 그런 게 문제죠.]

13가구를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다리를 놓을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고립된 주민들은 하루빨리 봄이 오기만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강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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