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포인트카드를 통해 개인 정보가 노출되고, 특히 통합 포인트카드를 통해서 그 개인정보의 노출 정도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우선 통합 포인트카드 발행 규모를 살펴볼까요?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는 게 CJ그룹의 'CJ ONE 카드'입니다. 'CJ ONE카드'는 빕스와 뚜레쥬르 등 외식계열사와 CJ 올리브영 등 소매업체, CJ CGV와 같은 극장 등 CJ 계열 23개 브랜드 멤버십 카드를 통합한 카드입니다. 출시된 지 겨우 1년 반 정도 됐는데, 벌써 천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가입했다고 하네요.
SPC 그룹의 '해피포인트 카드'와 GS 계열의 'GS&포인트'카드 역시 천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가입했다고 합니다. 국민 4명 중 1명꼴로 가입하고 있는 셈입니다. 기업으로서는 이렇게 넓은 정보의 풀이 있을까요? 천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면 비용과 시간, 엄청 걸릴 겁니다.
그럼 기업들은 이런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까요?
- '데이터 마이닝'을 아시나요? -
단순히 흩어져 있는 정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A라는 곳에서 밥을 먹었고, B라는 곳에서 물건을 샀다는 정보는 개별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지 못 합니다. 하지만, 개별 정보들이 취합되어 배치가 되면 의미를 가지게 되고, 그 의미를 통해 또 다른 의미를 추출해 낼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 의미를 추출하기 위해서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이라는 기법을 사용합니다.
데이터 마이닝은 '정보'를 의미하는 '데이터'와 '캐다'를 뜻하는 '마이닝'이 합해진 말입니다. 말 그대로 정보를 캔다는 거지요. 하지만 아무거나 캐지는 않습니다. 그냥 돌과 가치를 가지는 석탄, 다이아몬드를 가려서 캐내야합니다. 정보도 마찬가지지요. 의미를 가지는 정보들을 추출해 내야합니다. 이것을 종합했을 때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것은 '의미 있는 정보를 발굴한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보도에서 아주 초보적인 형태의 데이터 마이닝을 보여드린바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신 대로 데이터 마이닝은 일종의 '추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포인트카드 등을 통해서 데이터가 충분히 모였을 때, 해당 정보를 2가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정보를 분석해 소비자 일반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소비자 한 명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의 것을 '횡적 데이터 마이닝'이라고 본다면 뒤에 것을 '종적 데이터 마이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횡적 데이터 마이닝은 소비자군의 정보를 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정보를 분석해 어느 시간대에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지 어떤 식품은 어느 시간대에 많이 팔리는지 정보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또한, 상품군을 분석해 A라는 상품은 B라는 상품과 함께 많이 팔렸다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간대에 물건을 추가로 확보해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겁니다. 요즘 많이 논의되고 있는 '유통체계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SCM)'와도 닿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마케팅을 강화해서 추가 매출을 노리거나 반대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 시간대에 마케팅을 강화해서 취약시간을 보완할 수 있을 겁니다. 또, A라는 상품이 B라는 상품과 같이 많이 팔렸다는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면 A상품과 B상품을 함께 배치해 구매를 유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종적 데이터 마이닝은 한 소비자 개인에 대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의 소비 정보가 모이면 그 대상이 누구인지 추정할 수 있게 됩니다.
30대 남성이 포인트카드에 가입했다고 합시다. 고객의 쇼핑 정보가 없다면 포인트카드 회사는 고객의 가입정보 이상의 정보를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쇼핑정보 때문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남성이 저녁 늦은 시간에 마트를 주로 이용하고, 즉석식품을 많이 사고, 세제와 간단한 조리 도구들도 구입한다고 합시다. 늦은 시간 주로 이용한다는 정보는 회사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즉석식품을 구입하고, 세제를 직접 구입한다는 정보는 혼자 거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추정케 합니다.
물론, 쇼핑 정보를 바탕으로 주로 이용하는 곳은 어디인지와 이용 장소와 시간대를 더하면 그 곳이 회사 근처일지 아니면 주거지 근처일지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는 물론 데이터가 많을수록 좀 더 정확해 질 수 있겠죠. 이런 정보가 있다면 기업은 '혼자 사는 30대 남성 직장인'에 맞는 상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마케팅해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포인트가 통합되어 마트가 아닌 다른 곳에서의 소비 정보를 알 수가 있다면 주말과 주중에 주로 활동하는 지역이나 여자 친구의 유무까지도 추정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데이터가 축적되면 해당 고객의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와 충성도까지 파악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소개해 드린 데이터 마이닝이 이런 마케팅 기법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보험료를 허위 청구하는 병원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과다 청구하는 병원이 있는 것은 아닌지를 파악하는데도 데이터 마이닝이 사용됩니다. 선박 제조 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심지어는 선거에서 유권자를 분석하는데도 데이터 마이닝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가히, 데이터라는 것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데이터 마이닝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데이터 마이닝이 고객을 분석에 사용된다는 것을, 뭔가 음침한 곳에서 범죄를 위해 사용하는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모인 정보를 분석한다는 것은 응당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고, 그러기 위해서 데이터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니까요. 그리고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것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막고,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한다는 측면을 감안한다면 '악용'이라는 것은 더더욱 맞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분들은 모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가능성과 은연중에 연관 지어서 생각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모인 정보가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지, 보완되어야 할 점이 없는지는 다음 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P. S :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고, 예산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바람일 것입니다. 그래서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것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래의 유망 직업으로 데이터 마이너를 5위에 꼽기도 했습니다. 해당 학문을 연구하시는 교수님들의 이야기로는 기업체의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 할 정도라고 합니다.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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