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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버리고…무관심 속 사라지는 독립유적지

<8뉴스>

<앵커>

일제시대,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 힘들여 싸운 독립유공자들, 그분들의 흔적이 해외에 있더라도 이걸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은 후손들의 몫이겠죠? 그런데 특히 미국에 있는 독립운동의 유적들이 무관심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김명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코리아타운 근처에 있는 한 사설 공동묘지.

잘 관리된 비석들 사이로, 이렇다 할 표식 하나 없는 초라한 묘가 나옵니다.

독립유공자 최진하 선생의 묘소입니다.

[민병용/한인 역사박물관 관장 : 아주 일 많이하신 대표적인 유공자세요, 이분이. 평생 혼자 사셨어요, 독신으로…]

3년 간 현충원 이장이 추진되다가 흐지부지된 뒤, 지금껏 돌보는 이 하나 없이 버려지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서류까지 만들었다가 서울에 오는 시기를 못 맞춘다, 또 비용이 든다, 그러다가 이러게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흥사단 건물은 지난 80년 한 독립운동 단체가 미국인에게 팔아넘겨 버렸습니다.

[세실리아 마티네즈 : (흥사단 건물이었는지) 몰랐어요. 소름 돋을 정도로 놀랍습니다.]

한국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독립운동의 자취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쪽 다락방에서 오래된 신문이 나왔어요. 부서질 정도였어요. 내다 버렸습니다.]

상해 임시정부와의 교신이나 미국내 군자금 모금 내역 등이 담긴 이 사료는 '대한인 국민회' 회관을 복원하다가 발견됐습니다.

[윤효신/'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부이사장 : 이 안에서 (독립운동 사료가) 나온 거예요. 분량이 어느 정도라고 할 수 없고, 몇 만 점…]

하지만 보존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교회 건물 안에서 상자 속에 담긴 채 9년째 방치돼 왔습니다.

교회 측과 복원단체 관계자 사이에 소유권을 놓고 송사까지 벌어지는 바람에 정작 희귀 사료의 보존을 위한 전문가 실사는 최근에야 이루어졌습니다.

[홍선표/한국독립운동연구소 책임연구원 : 이런 갱기 같은 것은 워낙 건조한 상태에서 오래있다 보면 상당히 위험합니다.]

후손들이 서로 자기 몫 챙기겠다고 다투는 사이에 정작 귀중한 유물은 훼손돼 가고, 유적지는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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